(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내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이 호주 채권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RBA)의 기준금리 인하로 호주달러-원 외환(FX) 스와프레이트의 마이너스(-) 폭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국내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이 호주 채권 AA급 30년물에 투자하면 원화 국채 대비 100~120bp의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호주달러-원 FX 스와프레이트가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환헤지 주기를 짧게 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10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호주달러-원 FX 스와프레이트는 2018년 12월 12일 -122bp에서 이달 9일 -15bp가 됐다.

이는 RBA가 지난해 기준금리를 1.50%에서 0.75%로 75bp 인하한 결과로 풀이된다.

RBA가 기준금리를 인하한 배경으로 부동산 침체와 기업의 생산감축에 따른 재고 소진 등이 꼽힌다. 2%가 안 되는 물가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지난달 통화정책회의에서 필립 로우 RBA 총재가 양적완화(QE) 가능조건을 언급했다.

이처럼 호주달러-원 FX 스와프레이트의 마이너스 폭이 줄어들면서 호주 채권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해외채권 매력도의 60~70%는 FX 스와프가 좌우한다"면서 "호주달러-원 FX 스와프레이트 개선으로 환헤지 비용이 감소하면서 호주 채권에 투자할 기회가 열렸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국내 장투기관 등도 호주달러 채권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호주 채권 AA급 10년물 금리는 2% 중반, 30년물은 3% 전후"라며 "A급 10년물은 2% 중후반, 30년물은 3% 초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금리에서 호주달러-원 FX 스와프레이트를 고려하면 AA급은 원화 국채 대비 70~80bp 이상의 초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30년물은 100~120bp의 초과 수익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문홍철 애널리스트는 "국내 연기금과 보험사가 호주 채권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환헤지 주기를 짧게 설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향후 호주달러-원 FX 스와프레이트의 개선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문 애널리스트는 "RBA는 마이너스 금리가 고려대상이 아니라고 했다"며 "기준금리 하한선이 0.25%"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기관이 호주달러-원 FX 스와프레이트 개선을 기대하면서 단기로 환헤지를 하기보다 긴 만기로 환헤지 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개별 종목 중에서는 신용도가 높은 호주 지방정부(AA~A급), 자본완충력이 높은 호주 4대 은행(AA급),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대학교(AA~A급)가 발행한 장기채가 좋다"고 설명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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