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손익분기 인플레이션(BEI, Break-Even Inflation)이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물가채 투자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채권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1분기 계절적 강세가 우위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국내 저물가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는 인식에 변함이 없다며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10일 연합인포맥스 BEI(Break-Even Inflation)(화면번호 4525)에 따르면 전일 BEI는 69.5bp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 BEI(인플레이션채권, 10년, 당일기준) 차트>



채권 전문가들은 소비자물가의 계절성에 주목하며 물가채 매수를 통한 캐리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2분기 초반까지 BEI는 90bp까지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소비자물가는 연간 기준으로 설날과 이사, 신학기 수요 등이 있는 1분기에는 물가가 상승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전월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중간 중간에 플러스로 반전하는 등 물가채 가격은 5~6월까지 지금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달 소비자물가가 반등세를 나타낸 점과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 우려도 물가채 투자에 힘을 실어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2월 소비자물가는 6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0.7% 올랐다. 전월비로는 0.24% 상승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 전월비 차트, 인포맥스 화면번호 8852번>



A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최근 물가채 강세 기대가 많이 나타나면서 관심을 가졌다"며 "중동발 국제유가 상승과 지난해 무상급식과 무상교육 등 무상이슈가 선반영된 만큼 전월비 개선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물가채는 물가가 상승하면 투자자가 받는 원금과 이자가 증가한다. 원금과 이자는 전월 대비 상승분을 기준으로 2~3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한다.

다만 장기적으로 물가 전망이 좋을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올해 하반기 컨센서스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이 낮아지는 등 물가채 투자 매력은 약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B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물가 자체가 추세적인 방향을 트는 모습을 확인해야 의미 있게 롱 플레이를 할 수 있다"며 "지금은 박스권 트레이딩 정도만 본다"고 말했다.

C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올해 물가가 기저효과와 대외분쟁 해소 등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은 나오지만 상승 폭은 미약할 것 같다"며 "굳이 베팅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중동지역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했지만, 물가채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 직후 두바이유 선물은 이틀 연속 3% 안팎으로 상승했지만 다시 하락 전환했다.

B 채권 운용역은 "중동발 리스크가 격화해도 두바이유 수입은 2~3개월 레깅해 반영된다"며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선 주유소 기름 가격이 올라야 하는데 환율이 강세를 보이면 그 영향마저 반감된다"고 말했다.

D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이번 달 물가채 캐리가 좋지 않아 관심이 적었다"며 "다음 달에도 크게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가 1%도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물가채 매력은 크다고 보기 어렵다"며 "중동 이슈가 봉합되는 분위기에서 더이상 유가가 폭등하는 일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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