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새해 벽두를 휩쓸었던 미·이란 군사적 충돌 이슈가 지나가자 시장 참가자들은 빠르게 다른 이슈로 시선을 이동했다.

달러-원 오버슈팅이 해소되면서 다시 1,160원선을 중심으로 한 레인지를 나타내며 관망할 전망이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0일 달러-원 환율의 주된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체라고 입을 모았다.

이달 상원 탄핵 심판과 11월 대선을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부터 단기적으로는 오는 15일 미중 1단계 무역 합의 서명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빼 얘기할 수 있는 재료는 많지 않다.

이날 장 마감 후 12월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를 확인하고 가야 하겠으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금리 동결 기조를 확인한 만큼 지표보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한 정치적 이슈가 가격을 결정하는 '키 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결국 트럼프 재선 이슈…불안 요인 여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곧 상원에 송부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지난달 18일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승인한 바 있다.

특히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탄핵 심판 관련 증언을 하겠다고 나서 돌발 변수가 불거졌다. 볼턴 전 보좌관이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폭탄 발언을 할 경우 탄핵 심판에서 민주당이 칼자루를 쥐게 될 수 있어서다.

지난 3일 미국의 표적 공습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한 후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내용을 놓고도 여야가 크게 갈등을 나타내기도 했다.

대부분의 대외 이슈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불확실성과 연결되고 있어 달러-원 환율이 무작정 하락하긴 어려운 셈이다.

오는 15일 미중 간 1단계 합의 서명식이 있으나 최종 타결 또한 미국 대선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제정책불확실성지수(EPU)도 미국 대선이 있는 해에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야당 최종 후보가 결정되는 6~7월과 대선이 치러지는 11월의 상승이 두드러진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 합의와 관련해서도 1단계를 넘어 근본적 갈등 해소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을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들이 공감하고 있다"며 "11월 미국 대선도 주요 리스크 중 하나"라고 짚었다.

안 연구원은 "트럼프의 재선 성공을 확신할 수 없고 정권 변화 여부에 따라 각종 정책 기조가 바뀔 수 있다"며 "대선 결과의 영향력이 미국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만큼 글로벌 전반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 서울환시 진단은 "트럼프 재선 실패가 리스크오프"

서울환시의 외환딜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금융 시장의 여러 변수를 제공하면서 기본적으로 불확실성 재료가 되고 있지만 오는 11월 대선에서 야당인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가 더욱 큰 쇼크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이 경우 주가 폭락과 달러-원 급등 등 더욱 큰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이 각축전을 보이면서 절대 강자는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 월가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꼽히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를 '워런 리스크'로 칭하고 이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워런 의원 당선 시 주로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적 흐름이 잡히면서 주가 하락과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주된 정책으로는 은행과 증권을 분리하는 '글래스 스티걸법(Glass-Steagall Act)' 부활, 거대 첨단기업 분할, 셰일가스 채굴금지, 최저임금 2배 인상 등이 꼽힌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다음 주 미중 합의 서명을 앞두고 다시 리스크온 무드가 이어지겠으나 주된 이슈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과 트럼프 이슈로 유발되는 지정학적 긴장감"이라며 "현재 연준은 비농업 고용 등 지표로 움직이진 않고 있어 트럼프 관련 뉴스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상원은 공화당이 잡고 있어 표결이 큰 의미가 있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 재선 여부는 상당히 중요한 이슈로 민주당 쪽이 당선되면 증시 폭락이 거의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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