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서울채권시장에서 향후 경기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점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진다. 다만 이후의 경기 반등 여부에 대해서는 관망하거나 회의적인 시각이 주류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사태 등 대외 이벤트, 한국은행의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 여부, 수급 등 요인에 더해 경기 방향성까지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황에 빠지면서 적정 금리 레벨을 찾는 시장참가자들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경제 지표상 현재 우리나라 경기는 추가 악화없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순환변동치는 3개월째 상승했다. 작년 12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해 7개월 만에 감소폭이 한 자릿수로 개선됐다. 다만 수출은 13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그동안 경기 부진을 경고하던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전일 '경제동향 1월호'에서 "일부 지표가 경기 부진이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KDI의 입장 변화는 채권시장에서도 다소 뜻밖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당일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기가 하락을 멈춘 이유로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경기의 개선세를 꼽았다. 다만 ICT 경기의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이 2.1~2.2% 정도의 바닥권을 유지할지, 아니면 한국은행이 전망한 2.3%를 달성할지 여부는 ICT 경기가 핵심"이라며 "다만 2.5% 이상의 성장률이 나타나려면 ICT 이외의 전통산업도 회복되어야 하고, 이는 아직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ICT 설비투자는 실제로 작년 3분기까지 명확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통계청의 분기별 ICT설비투자 지수는 2018년 4분기 87.1에서 작년 1분기 91.8, 2분기 98.2, 3분기 104.7로 올랐다.

다만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ICT가 우위를 점해서 전산업을 견인할지, 아니면 바람 앞의 등불처럼 불안한 모습을 보일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실질적인 경기 반등을 위해서는 실물 경제지표의 개선과 함께 매출이 늘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전산업 매출전망지수는 여전히 우하향"이라고 지적했다.



<전산업 매출전망지수(3개월 이동평균). 출처 : 한국은행>



이밖에 12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2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선진국 제조업 개선을 통한 글로벌 교역량 회복도 아직 자신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현재까지의 지표 개선은 기저효과에 따른 측면이 크다"며 "교역량 증가와 설비투자·고용 개선이 이어지는 실질적 개선은 아직 확인하기 어려워 아직 이를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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