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반도건설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확대하고, 전격적으로 '경영참여'를 선언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강력한 복병으로 등장했다.

반도건설은 10일 공시를 통해 한진칼 지분율을 기존 6.28%에서 8.28%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취득'에서 '경영참여'로 바꾸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한복판에 섰다.

보유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꿀 경우 6개월 내 발생한 단기매매 차익 등을 반환해야 한다.

하지만 반도건설이 이를 감수하고서도 경영참여를 선언한 것은 단순 시세차익을 넘어 일종의 전략적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반도건설은 지난해 10월 8일 계열사를 동원해 한진칼 지분을 5.06% 인수하면서 전격 등장했다.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10%를 인수하면서 '백기사'로 등장해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잦아들 시점이어서 당시 반도건설의 행보에 의구심이 컸다.

그러나 반도건설은 두 달 뒤인 지난해 12월 8일 지분율을 6.28%로 늘린 데 이어 올들어서도 2%포인트(p)의 지분을 확보한 데 더해 경영참여까지 선언하면서 본색을 드러냈다.

반도건설의 지분은 3대 주주인 델타항공과도 큰 차이가 없다.

이로써 3월 말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양상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6.52%)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등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 합계는 28.94%다.

여기에 백기사로 알려진 델타항공 지분을 합치면 우호지분은 38.94%로 확대된다.

다만, 조 전 부사장이 지난달 말 '조원태 체제'를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조 회장의 우호지분은 32.45%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여기에 어머니인 이 고문과도 '크리스마스 갈등'을 겪은 탓에 조원태 회장의 우호지분 기반은 추가로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17.29%의 지분을 가진 2대 주주 KCGI와 반도건설의 행보에 따라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행방도 결정되는 상황이 됐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건설이 경영 참여를 천명한 것은 결국 조 회장과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최근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만큼 주총까지 분쟁 강도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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