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한국 등 아시아 신흥국의 올해 경제 전망이 지난해보다 훨씬 낙관적이라고 분석이 나왔다.

JP모건 에셋매니지먼트의 실비아 성 글로벌 멀티에셋 스트래티지스트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고를 통해 올해는 아시아 신흥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강세를 보였던 주가를 따라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지역의 성장률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완화에다 IT 사이클의 회복, 지속적인 통화 및 재정정책 지원에 힘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성장률은 지난 2017년과 비교해서는 완만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성 스트래티지스트는 예상했다.

지난해 아시아 신흥국들의 성장률은 거의 20여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월부터 10월까지 아시아 신흥국의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9% 감소했다. 2018년에는 전년대비 8.6% 증가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역풍이 잦아들고 15일 양국 간의 무역합의 서명이 임박하면서 아시아 지역의 수출을 짓눌렀던 무역갈등 수위는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작년 12월15일 나머지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계획을 철회하고 9월에 부과했던 1천100억달러 어치 중국산 제품 관세를 7.5%로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미국은 또한 "301조 관세 조항을 상당한 수준으로 수정할 것"이라고 말해 추가 관세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성 스트래티지스트는 아시아 신흥국의 수출 사이클이 바닥을 치는 초기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무역 추이의 전조가 되는 한국의 수출은 12월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왔다.

아시아 지역의 구매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신규 수출 주문이 개선된 것으로 나와 수출 전망이 밝아졌음을 시사했다.

IT 사이클의 회복도 예상된다고 성 스트래티지스트는 분석했다.

아시아 지역의 수출 약화는 전자제품 부문에 집중된 지난해 1~10월까지 수출 둔화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성 스트래티지스트는 "앞으로 대외 수요 개선에다 추가적인 5G 서비스 출범으로 반도체 수요, 특히 한국과 대만 등의 (IT) 사이클 회복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지역 전반에 걸쳐 정책은 부양 기조를 띨 것"이라면서 "최근 나온 정책은 중국의 정책 기조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부양적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 1일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50bp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재정정책 측면에서도 중국은 특수목적채권의 발행 시기를 지난해보다 앞당겼다. 채권은 인프라 투자의 재원으로 쓰인다.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다른 지역에서도 부양책이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성 스트래티지스트는 전망했다.

그는 물가 압력도 높지 않아 추가 통화 완화정책의 여지도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유가를 끌어올려 물가 상승을 압박할 위험도 있다고 성 스트래티지스트는 지적했다.

그는 또 "대외 여건이 나아지고 부양적 정책이 나온다고 해도 2020년 아시아 지역의 경기 회복세는 2017년 반등 때보다 더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1단계 무역합의에도 무역관련 불확실성은 단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 스트래티지스트는 "전반적으로 볼 때 완만한 경제활동 회복이 아시아 신흥국 증시의 추가 상승을 지지할 것"이라면서 "2020년은 또한 지난해 나타난 아시아 신흥국의 성장률과 주가의 이례적인 불일치가 마무리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mje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1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