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은행권을 둘러싼 환경 악화로 업계 전망이 암울했음에도 대형 은행들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시장 수익률 이상의 재미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 은행권의 영업 환경은 비관적이었다. 금리는 떨어지고 대출 증가율은 부진한 데다 은행 규제는 어떻게 변할지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금융시장마저 급변동했다.

실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는 지난 3분기 은행들의 예대마진을 강력하게 압박하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은행들이 트레이딩 부문에서 견고한 수익을 달성했고 소비자들이 신용 잔치를 벌이는 등의 영향으로 은행들은 금리 인하의 중력에서 벗어나 해당 분기 상당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전망에 베팅한 투자자들도 보상을 받았다.

오토노머스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4개 분기 동안 월가 은행들이 실적을 발표하는 월별 10일부터 30일까지 은행들의 주가는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평균 약 4%포인트 웃돌았다.

또한 지난해 은행들은 시장에서 가장 수익률이 좋은 종목 중 하나였다. 작년 S&P500은 총 29%의 수익률을 냈는데 이 지수에 속한 은행들은 36% 오르며 7%포인트의 격차를 냈다. 이 과정에서 S&P500에 속한 은행들의 가치도 장부가 대비 1.3배로 성장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은행들의 전망도 한층 낙관적으로 변했다. 시장은 현재 연준이 최소 올해 말까지는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순이자마진 전망치 또한 이제는 안정되는 분위기다.

팩트셋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를 포함한 월가의 5대 은행에 대해 월가 분석가들은 순이자마진 전망치를 이미 상향 조정했다.

WSJ은 "은행들은 몇 가지 더 시장을 놀라게 할 구석이 남아 있다"며 "2018년 4분기 트레이딩 부서는 암울했으나 지난해 4분기에는 통상 수익 증가로 이어지는 자산가 격 상승에 힘입어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씨티그룹은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 상승률이 '10% 후반(high teen)'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또한 한 자릿수 후반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출 증대도 순이자마진의 악화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JP모건체이스나 씨티그룹 같은 대형 은행이 지난해 4분기 일반 소비자에게 대출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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