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제외한 여파로 달러-엔 환율이 8개월 만에 110엔대로 올라섰지만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은 나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오후 1시 47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뉴욕 전장 대비 0.132엔(0.12%) 오른 110.059엔을 기록 중이다. 작년 5월 23일 이후 처음으로 110엔대를 회복했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후퇴한 데다 중국 환율조작국 해제 소식에 위험선호 분위기가 일었다. 달러-엔 환율이 오르면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하락한다.

다이와증권의 이마이즈미 미쓰오 외환 전략가는 중국 환율조작국 해제 소식뿐만 아니라 손실 확정 성격의 엔화 매도·달러 매수가 나오면서 엔화 가치 하락폭이 커졌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해도 대중 관세 대부분이 남아있어 실물 경제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제한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의 체감경기는 개선될 것이며, 이는 2월 이후 숫자(경제지표)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기 개선 기대감에 달러-엔 환율이 115엔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의 고토 유지로 외환 전략가는 미·중 무역합의가 거의 반영됐으며 환율조작국 제외도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두가지 재료로 미·중 무역이 금방 활발해지리라고 보긴 어렵다"며 "긍정적인 영향은 현재 환율 시세에 대부분 반영됐다고 보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고토 전략가는 시장의 관심이 미국 경제 펀더멘털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주 미국에서는 1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와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가 발표된다.

그는 해당 지표가 부진하게 나올 경우 경기 회복이 아직 멀었다는 인식이 퍼져 엔화 하락세도 제한되리라고 판단했다. 고토 전략가는 "엔화가 다시 109~111엔의 좁은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즈호증권의 가라카마 다이스케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엔화 약세가 너무 일방적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12월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 증가폭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고, 임금 상승률도 둔화했다"며 "이와 같은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가라카마 이코노미스트는 미·일 금리차가 확대되지 않으면 달러-엔 환율이 110엔대에서 정착하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경제지표를 보면 3월 말까지 달러-엔이 107엔대를 엿보는 전개가 펼쳐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증시 호조가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를 지원하고 있지만 미국 기업 수익이 악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고가 불안에 미 증시가 조정을 받을 위험이 강해지면 연준이 예방적으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이는 엔화 강세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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