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경제 규모 대비 주식시장 규모가 사상 최대치로 치솟아 뉴욕증시의 주가 과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CNBC가 14일 보도했다.

워런 버핏이 선호하는 지표로 알려진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식시장 시가총액 비율은 주가가 과대평가됐다는 경고를 깜빡이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가 만든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 등은 닷컴 버블 이후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CNBC는 이는 투자자들이 향후 성장에 대한 가치를 비현실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GDP 대비 증시 시총은 200%를 웃돌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지난해 30% 가까이 오른 데 이어 올해도 1% 이상 올라 역사적 기준으로 볼 때 주가가 더 비싸졌다. 이 비율은 모든 상장기업의 가치를 미국 GDP로 나눈다.

투자의 귀재 버핏이 이 지표를 밸류에이션을 측정하는 데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1년 포천지 기사에 따르면 버핏은 "이 비율은 어떤 주어진 순간에도 밸류에이션이 어디쯤 있는지 측정하는 가장 좋은 단일 척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약 70~80% 정도의 이 비율을 선호한다.

헤지펀드 매니저인 폴 튜더 존스도 버핏과 마찬가지로 이 지표를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존스는 2017년에 재닛 옐런 의장이 이끄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경제 대비 증시 밸류에이션이 무서운 정도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후 연준은 그해 금리를 인상했다.

실러 교수의 CAPE 주가수익비율은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최고치라고 CNBC는 설명했다.

2000년에 인터넷 관련주 주가는 급등하다가 결국 떨어졌는데, 7개월 만에 거의 80%가 사라졌다.

CAPE 비율은 일반적인 주가수익비율 계산법에서 계절(경기)적 요인을 조정한 것으로, S&P 500지수의 10년 평균 순이익을 토대로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산출한다.

현재 CAPE 비율은 28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실러 교수는 앞서 "상당하다"고 지적했는데, 대규모 시장 매도세가 나타나기 이전인 2018년 9월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골드만삭스 투자전략그룹의 샤민 모사바르-라흐마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과거 밸류에이션이 이렇게 높아졌을 때 향후 5년 동안 주가 투자수익률에 부담이 됐고, 플러스 수익률을 낼 가능성이 작아졌다"며 "지난해의 수익률 대부분은 실적 성장이 아닌 밸류에이션 상승에서 왔고, 투자자들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저금리가 밸류에이션 상승에 기여했고, 더 큰 걱정을 유발할 요인이 없다면 주가이익비율(PER)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러 교수는 금리 수준은 역사적으로 CAPE 비율과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정학적 압력을 무시하면서 사상 최고치로 계속 오르는 주가와 관련해 실러 교수는 낙관론, 위험 대비 수익률 의향 등 동물적인 감각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통적 권위,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때 자주 주식시장에서 동물적 감각이 커진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 등에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실러 교수는 "이렇듯 비이성적인 믿음이 노골적으로 증가할 경우 여러 단계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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