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마이크로 LED TV와 롤러블 올레드(OLED) TV 등 혁신적인 TV 제품의 가격을 얼마로 매길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최신 기술을 총동원해 호평을 받은 제품들이지만 가격이 너무 높아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 원가도 높아 단기간에 가격을 낮추는 데도 한계가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올해 2~3분기 중 롤러블 올레드 TV를 6만달러(약 6천950만원)에 출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제품은 LG전자가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19에서 처음 공개해 주목받았다.

본체에서 스크린이 위로 올라오는 '롤업' 방식이다.

롤러블 올레드 TV가 6만달러에 출시된다면 이는 예상보다 상당히 낮춘 가격이다.

당초 LG전자 안팎에서는 롤러블 TV 가격이 1억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세계 최초의 폼펙터인 데다, LG전자를 제외하면 TV 제조사 중 롤러블 TV를 출시할 수 있는 업체가 없기 때문이다.

여전히 높은 가격이지만 6만달러에 출시하는 것은 LG전자가 평소 주창해 온 '올레드 대세화'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TV 시장이 중국 업체 발 물량 과다로 수익성이 악화한 상태에서 새로운 폼펙터를 제시해 시장을 개척하는 차원이다.

다만 롤러블 올레드 TV 개발 비용과 원가를 고려하면 6만달러라는 가격은 LG전자의 고육지책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삼성전자 역시 이번 CES2020에서 공개한 마이크로 LED TV인 '더 월'의 가격 책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인 한종희 사장은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 제품을 소개하며 가격에 대해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 TV 가격을 놓고 이처럼 고심하는 것은 원가 자체가 워낙 높아 가격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더 월에 쓰인 픽셀 크기는 작은 것은 34x54, 큰 것은 150x220㎛인 것으로 알려졌다.

100㎛ 크기의 LED칩 비용을 개당 1원이라고 칠 경우 4K급 LED칩 원가만 2천50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칩을 TV 기판에 전사하는 과정에서도 안정적인 수율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데 따라 원가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삼성전자가 공개한 146인치 마이크로 LED TV 가격은 40만달러(4억6천300만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이번 CES에서 공개한 신제품 88인치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 가격 역시 1억원 이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같은 초고가 TV 제품의 가격은 제조원가가 안정되면서 서서히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75인치 마이크로 LED TV 제조원가가 오는 2026년에는 현재의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신기술을 적용한 초고가 TV가 대중화 단계에서는 가격이 내려가겠지만 초반에 너무 가격이 높으면 시장 자체가 열리기 어렵기 때문에 TV 제조업체들의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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