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달러-원의 1,150원 하단은 생각보다 단단했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을 앞두고 중국의 환율조작국 해제로 그동안 강하게 달러-원 하단을 막고 있던 1,150원 선이 깨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달러-원은 장중 낙폭을 모두 되돌리며 마감했다.

15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30원 내린 1,153.70원으로 갭다운 출발해 1,150.60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중국의 환율조작국 해제 선반영 인식이 강해진 가운데 저가매수와 수입업체의 결제물량 등이 대량으로 나오며 달러-원을 끌어올렸다.

전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보합 수준으로 0.10원 상승한 1,156.10원에 장을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기술적 지표들은 이미 달러-원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섰음을 보여준다면서도 쉽사리 1,150원을 깨고 내려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4월 달러-원 환율이 갭업하며 상승기에 접어든 이후 1,150원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그만큼 1,150원에 대한 시장의 심리적 저항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달러-원은 이미 장단기 이동평균선을 모두 하회했다.

이평선 중 최근의 하락세를 반영한 5일 이평선이 1,160.66원으로 전일 달러-원 종가 대비 4.50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일목균형표 상으로도 구름대 하단인 1,168원 수준을 훨씬 밑돌고 있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달러-원 환율은 이미 모든 이동평균선을 뚫고 내려왔다"며 "추세로만 보면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급요인도 중요하지만, 달러-위안 환율이 6.80위안을 깨고 내려오고 달러-원도 일단 1,150원 선을 깨고 내려가면 쏠림이 있을 수 있다"며 "지난해 달러-원이 갭업하면서 1,140~1,150원대 호가가 비어있기 때문에 하락하면 바로 1,130원대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 듯하다"고 전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루머에 사고 뉴스에 파는 장"이라며 "2단계 무역 합의 관련 소식이 들린다면 몰라도 지금까지 나온 뉴스는 가격에 다 반영되면서 숏커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각보다 반등이 급하지만, 중국과 미국이 위안화 강세에 합의한 것으로 보여 결국 방향은 아래로 갈 것 같다"며 "위안화 레벨이 포치 돌파 전으로 돌아왔고 1년 피보나치 조정 레벨이 38.6%라 이익 실현을 하는 듯하다"고 전했다.

피보나치 조정 레벨은 시장이 추세를 타고 있을 때 매수와 매도 타이밍을 잡는 도구로 38.2%와 50.0%, 61.8% 등이 주요 조정 레벨이다.

다만, 1,150원에 대한 지지가 예상보다 강하고 추가적인 증시 강세 요인이 부재할 것으로 보여 하락세를 단정하기엔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일은 달러-원이 1,150원에서 하단이 단단하게 막히며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자 일부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선 당국이 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가 생기기도 했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기술적으로 보면 하락장의 시작을 가리키고 있다"면서도 "1,150원 선에서 하단이 단단하게 막히고 저점매수도 활발하게 들어오는 것을 보면 심리적으로 1,150원을 뚫고 내려갈 동력이 크지 않은 듯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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