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윤종원 기업은행장을 임명한 배경으로 '변화'에 의미를 뒀다. 이번 정부에서 강조하고 있는 '포용금융'이라는 큰 그림에서 향후 기업은행 경영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또 40대 일자리 회복의 열쇠를 쥔 제조업과 중소기업, 부동산 여신에도 변화가 생길지도 변수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61조2천억원을 나타냈다. 지난 2018년 3분기에 150조원을 돌파한 기업은행의 중기 대출은 1년 만에 160조원대 시대를 열었다. 금융권에서 가장 많다.

전체적인 중기 대출이 확대일로지만 분야별로 보면 사정이 다소 다르다.

중기대출에서 제조업은 작년 3분기 92조9천450억원으로, 전체의 57.6% 수준이다. 지난 2015년 말에는 제조업 여신의 비중이 62.5%에 달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중에서 부동산임대업에 대한 대출은 전체의 7.5%에서 11.2%까지 높아졌다. 4년이 안 되는 사이에 제조업 여신 성장세가 17.9%였던 반면 부동산임대업은 92.5%를 기록한 결과다.

도소매업의 대출 비중은 15%대로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 3%대인 건설업과 1% 초반에 머무르는 음식·숙박업도 마찬가지다. 기타업종의 대출은 10.1%에서 11.4%로 다소 증가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임명되면서 이러한 중기 여신 흐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기업은행에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을 언급하면서, 외부 출신 행장을 앉힌 이유로 '변화'를 강조하면서 윤종원 행장의 국정철학 이해도도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올해 첫 신년인사 말씀으로 "우리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과 40대의 고용 부진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혁신·포용금융 강화를 위해 제조업 등 실물경제 영역으로 기업은행의 자금공급이 빨라질 수 있다. 청년·벤처기업 등의 육성까지 고려하면 부동산임대업 여신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임대업에 대한 규제에서 보듯 관련 중기대출을 늘리기는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라며 "변화라는 것은 단적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하라는 의미다. 기업은행이 제조업을 비롯한 포용금융과 중소기업 육성에 더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업종별 연체율에서 제조업의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점이다. 그에 비해 부동산임대업은 안정성이 더해지는 추세다. 기업은행 기업대출 연체율은 가계대출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실정이다.

지난해 3분기 기업은행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4천억원을 넘겼다. 지난 2017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앞으로 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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