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국채선물 상품 스프레드가 도입된 지 약 한 달이 지난 가운데 거래가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호가가 충분하지 못한 점과 스프레드 계약상 3년과 10년 선물의 비율이 실제 국채선물과 차이가 나는 문제점도 노출됐다.

다만 이런 문제들이 큰 흠결은 아니며 스프레드의 편리성이 커 향후 거래 활성화가 기대된다는 반응도 나왔다.

15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전일 3년-10년 국채선물 스프레드는 20계약 거래됐고, 전일 정산가 대비 4틱 하락한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3-10년 스프레드는 전일 정산가를 0.0으로 삼아 변화분으로 가격을 표시한다.

올해 들어 스프레드의 거래량은 하루 평균 약 164계약이다. 작년 12월 도입 직후에는 거래가 없는 날도 잦았지만 올해 들어서 다소 거래가 늘어났다.

다만 전일 국채선물 3년물이 11만4천계약, 10년물이 7만계약가량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거래량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시장참가자들은 거래가 활성화되기에 스프레드 시장의 유동성이 충분하지 못하고, 스프레드 계약상 3년과 10년 선물의 비율이 시장과 괴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시장참가자가 스프레드로 플러스(+) 2틱을 매수하고 싶어도 호가가 +4틱부터 있다면 거래에 쉽사리 나설 수 없다. 이런 경우는 현재 스프레드 시장에서 쉽게 관찰이 가능하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장내 상품은 한번 호가 형성이 안되면 끝"이라며 "상장 뒤 성공하는 상품은 극히 일부며, 심각한 문제라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국채선물 스프레드 1계약 매수는 3년 국채선물 3계약 매수와 10년 국채선물은 1계약 매도하는 구조로, 비율은 3대 1로 짜여있다.

그런데 현재 시장 가격에 따라 3년과 10년 선물 사이의 델타(Delta)를 '0'으로 맞추기 위해서는 3년과 10년의 비율을 3.5대 1로 맞춰야 한다.

3.5대 1의 비율은 3년과 10년 선물의 가격에 각각의 듀레이션인 2.8과 8.2를 곱해서 구할 수 있다. 계산 결과 10년이 3년보다 3.44배 큰 숫자가 나오는데, 각 포지션에서 나오는 손익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역으로 3년을 10년보다 3.5배가량 더 거래해야 한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델타 중립(0)을 취하는 거래는 많이 한다"며 "이를 한 번에 체결하기 위해서 국채선물 스프레드 품목을 거래소에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프레드 비율이 실제 선물시장의 비율과 달라지면 선물 시장에서 이를 보충할 수 있지만 그렇다면 애초부터 스프레드 거래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3대 1의 비율로 스프레드 시장에서 거래를 한 뒤 시장과 괴리된 0.5만큼은 선물시장에서 매매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처음부터 선물시장에서 3.5대 1의 비율로 거래를 하면 된다는 얘기다.

아직 시작 단계인 시장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10년 국채선물도 활성화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상품 자체가 좋아서 금방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3대 1의 비율 문제에 대해서도 "델타를 반드시 '0'으로 할 필요는 없다"며 "트레이딩 경험이 풍부한 시장참가자들이 듀레이션의 일부 차이로 거래를 힘들어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도 관련 시장이 점차 발전할 것으로 자신했다.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시간이 갈수록 폭발력이 발생할 것"이라며 "계약 수준이나 거래 규모를 감안하면 그다지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아직 석 달(롤오버 기간)이 지나지 않은 상태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3년과 10년 비율을 조정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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