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 서명식이 임박한 가운데 서울환시에서 적극적인 포지션 언와인딩이 감지된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15일 오전 열리는 1단계 무역 합의 서명식을 앞두고 그간의 숏 포지션이 청산되고 오히려 롱 심리가 조심스레 힘을 얻는 분위기다.

미국이 1차 무역 합의에도 대중 관세를 추가 감축할 계획이 없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그간 미·중 협상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가격에 반영됐다는 인식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1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이날 전일대비 3.90원 상승한 1,160원에 개장해 장 초반 1,162원대까지 올랐다.

미중 1단계 합의를 앞두고 포지션 언와인딩 흐름이 전일부터 이어졌다.

전일 장중에는 네고 물량도 상당히 소화되는 등 수급상 흐름은 양방향이었으나 무역 합의가 가격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심리에 숏 커버가 적극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그간 미·중 무역 합의에 대한 기대가 달러-원 환율에 지나치게 반영된 부분이 있는 만큼 되돌림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1단계 무역 합의가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합의 내용에 대한 의구심이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단계 무역 합의 시기를 대선 이후로 시사하면서 이번 서명식에도 미·중 갈등은 여전히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1,150원에서 강력한 하단 저항을 확인한 만큼 반등 심리도 관측된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미·중 무역 합의가 1단계에 불과하고 향후 협상 쟁점들이 남아있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에 대해서는 "1,150 부근으로 급하게 내려오며 스탑성으로 쏟아진 물량과 흐름을 따라갔던 숏 포지션들이 정리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의 숏 포지션에서 심리가 다시 좀 꺾인 것 같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도 "미·중 1단계 합의에 대해 현재까지 나온 뉴스는 어느 정도 다 반영된 것 같다"며 "당분간 추가적인 굿뉴스가 나오기 어렵다는 심리에 숏커버가 발생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합의에도 중국의 경제 지표가 부진하고 미국 경제의 상대적인 호조가 재차 확인될 경우 달러화는 다시 강세 흐름을 보일 수 있다.

전일 발표된 중국의 12월 수출은 달러화 기준으로 전년동기대비 7.6% 증가했다. 다만, 지난 한해간 중국 수출은 달러 기준으로 전년대비 0.5% 증가하며 3년 만에 최저 수준의 연간 증가율을 보였다.

오는 17일 발표되는 중국의 지난해 작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1%에 그쳤을 것으로 전망된다.

A은행의 외환딜러는 "기대감은 이미 반영됐지만 1단계 합의에도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심리적인 확신은 없는 상태"라며 "미·중 이슈에 집중됐던 시각이 결국에는 펀더멘털로 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1단계 무역 합의 후 2단계 무역 합의는 지지부진할 수 있다는 시그널이 나왔기 때문에 (무역 합의에 대한) 가격반영이 과했다는 인식이 있을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견고한 미국 경제와 심리 등에 따라 상대적인 달러화 강세가 관찰될 수 있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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