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보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를 자신의 치적으로 뽐내고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을 수 있겠지만 2단계 협상은 '신기루'에 그칠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1단계 무역합의가 의미 있는 2단계 무역합의를 촉발할 경제적 로드맵이기보다 정치적 서류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다만 합의 내용에 대한 회의론이 크지만 지난 18개월 동안 이어온 양국 사이의 공방과 혼란은 일단 멈추게 됐다고 이들은 평가했다.

전미경제연구소(AEI)의 데릭 시저스 연구원은 "대통령은 화려한 행사와 자신이 생각하기에 뽐낼 것이 있는 상황을 좋아한다. 대통령의 관점에서 보면 자랑할 거리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자신이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 중국을 양보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서 손을 댈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을 앞두고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해제하면서 화해무드를 조성했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무역정책이 미국인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증거가 많지만 무역합의를 통해 정치적 라이벌의 이같은 비판을 무마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중 관세 전략이 통했다고 주장할 수 있게 하고 중서부 지역의 농민들에게 도움을 줬다고 주장할 수 있게 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제적 피해 가능성을 줄였다는 것이라고 이들은 지적했다.

컨설팅업체인 차이나문스트래티지스의 제프 문 회장은 "1단계 무역합의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동안 대중국 무역 외교정책에서 달성한 높은 최고수위의 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5가지 챕터의 교본을 사용한다면서 공을 인정받은 후에 성과를 과장하고, 핵심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고, 이후 관심을 다른 데로 돌려 책임을 미루는 것이 그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SCMP는 중국이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돼지고기와 대두, 다른 미국산 농산물을 사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이 약속한 2년의 기간은 2021년 봄에 끝나고 이때가 되면 미국의 대선 역시 마무리된 시점이어서 이런 약속을 실제로 이행하는지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멀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할 가능성도 중국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이들은 분석했다.

중국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신뢰할 수 없는 협상 대상으로 언제든 약속을 깰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컨설팅업체 베다 파트너스의 헨리에타 트레이즈 연구원은 1단계 무역합의는 당초 미국이 생각했던 것의 10% 수준밖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어로 된 최종합의 문구가 미국이 원하는 것보다 약하게 번역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중국어로 '해야 한다(should)'가 영어로는 '할 것이다(shall)'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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