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한진가(家) 장녀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이 손을 잡고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공동전선 구축을 위한 모색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한진그룹 '남매간 분쟁'이 더욱 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재계 등에 따르면 조현아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측이 지난주 서울 모처에서 두 차례 회동하고 '한진그룹 발전방향'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3자 회동'에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직접 참석했고, KCGI에서는 강성부 대표가 아닌 김남규 부대표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규 부대표는 삼성전자 법무실 변호사 출신으로 KCGI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준법책임자를 맡고 있으며, 2018년 KCGI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반도건설에서는 권홍사 회장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임원급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은 3월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체제'에 대응할 구체적 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회동을 계기로 조원태 회장의 이사 해임과 '3자'를 대표할 이사 선임 등과 관련해서도 논의를 발전시킬 가능성도 있다.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이 전격적으로 만나 연대를 모색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격랑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단일 최대주주로 한진칼 지분의 17.29%를 보유한 KCGI가 조현아·반도건설 라인에 합류하면서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조 전 부사장과 반도건설은 주주총회 의결권을 기준으로 각각 6.49%와 8.20% 등 14.69%의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CGI가 합세할 경우 조 전 부사장의 우호지분 합계는 31.98%로 확대된다.

조 전 부사장이 이탈하면 한진가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기존 28.84%에서 22.35%로 낮아진다.

델타항공이 보유한 지분 10%를 우호지분으로 분류하더라도 32.35%에 그친다.

양 측의 지분 차이가 1%포인트(p) 내외로 좁혀지는 셈이다.

특히, '크리스마스 갈등'을 빚은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보유한 지분 5.31%를 조원태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볼 수 있는 지도 변수다.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경우 경영복귀 과정에서 조 회장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고문의 경우 아직까지는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고문까지 이탈할 경우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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