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배럴당 80弗 이상 급등 시 경제 부정적"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으로 유가가 소폭 상승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수출에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경우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5일 '중동 불안이 국제유가와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문병기 무협 수석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안정적인 흐름에서 10%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對)세계 수출은 수출단가 상승, 산유국 재정개선, 해양플랜트 수주·인도 확대 등에 힘입어 3.2%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동 불안에 따라 두바이유 가격은 올해 1월 들어 배럴당 70달러 가까이 상승하면서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가 1% 상승할 경우 수출은 0.32%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유가 상승 시 수출증대 효과가 예상되는 주요 업종으로는 석유제품, 석유화학, 철강제품, 선박, 자동차 등이 꼽혔다.

다만 유가가 1% 상승할 경우 수입은 원유의 수입단가 상승으로 0.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무역 수지는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환율보다는 크지 않았으나, 통상적으로 유가 변동이 환율보다 커 결과적으로는 수출 영향이 지대한 것으로 분석됐다.

두바이유 기준으로 유가 변동률은 2015년 47.5% 떨어진 후 2016년 18.3% 하락한 바 있다. 이후 2017년과 2018년 각각 28.4%, 30.5% 상승해 변동이 컸다.

반면 달러-원 환율 변동률은 2015년 7.4% 상승, 2016년 2.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후 2017년, 2018년 각각 2.7%, 2.7%씩 하락했다.







이어 문 수석연구원은 우리 수출에 대한 유가의 영향력은 과거에 비해 더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유가 영향 품목인 석유화학, 석유제품의 수출 비중이 2000년 10.9%에서 2018년 16.0%로 큰 폭으로 상승했고 수출시장도 금융위기 이후 중국과 산유국 등 신흥국 수출이 50% 이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경우에는 수출가격 경쟁력 약화 및 해외수요 둔화로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 수석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 새로운 핵 협상이 다시 교착상태에 빠지고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3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군사적 대치 상황까지 간다면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며 "중동발 리스크 고조로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수출가격 경쟁력 약화 및 해외수요 둔화로 수출 감소가 우려되며,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및 국내 소비 여력 축소로 수입에도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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