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090원대 후반에서 하락한후 1,095원선에서 하방경직성을 나타냈다. 이명박 대통령의 환율 하락 우려 발언으로 개입 경계심이 커진 데다 월말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부진해 하락폭이 제한됐다.

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20원 하락한 1,095.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지난 2011년 9월9일 1,077.30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화는 오전중 수출업체 월말 네고물량에 밀려 하락압력을 받았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환율 하락으로 수출에 어려운 점이 있다고 우려하면서 하단이 지지됐다. 당국이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을 넘어 본격적인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심도 확산됐다.

오후 들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간데다 네고물량이 탄력을 받지 못하자 달러화는 등락폭이 줄었다. 달러화는 1,090원대 중후반에 주거래 가격대를 형성했다.

▲30일 전망 = 딜러들은 달러화가 1,095.00~1,100.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에서 허리케인 샌디가 동부지역으로 북상하면서 미국의 주요 거래소들이 29일 휴장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투자자들의 거래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외환딜러들은 월말 네고물량에 주목하며 1,095원선에서 당국 개입에 따른 부담으로 숏플레이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A외은지점의 한 외환딜러는 "미국 뉴욕장이 휴장을 앞두고 달러화가 조정을 받을 여지도 있다"며 "1,095원선부터 외환당국과 청와대의 구두개입성 발언이 나오면서 일단 하락세에 대한 조정을 거칠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월말 네고물량은 꾸준히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당국이 어느 정도 속도조절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B은행의 또 다른 한 외환딜러는 "네고물량은 있는데 증시가 안좋고, 결제수요도 하단을 떠받치고 있다"며 "거래량이 부진하고 하락 모멘텀도 부족해 1,100원선까지 조정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월말 네고물량이 나와도 1,095원선에서 개입 경계심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장중 동향 = 달러화는 월말 네고물량 기대에 전거래일 대비 1.00원 내린 1,096.00원에 출발했다. 오전중 달러화는 1,090원대 초반으로 향했으나 이명박 대통령의 환율 우려 발언에 레벨을 높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방송된 라디오ㆍ인터넷 연설에서 "전 세계가 저성장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도 성장이 다소 둔화되고 있어 걱정스럽다"면서 "우리 경제가 상대적으로 양호하기 때문에 환율이 낮아져서 수출도 어려운 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당국에 맞서지 말라는 격언을 떠올리며 매도세를 줄이는 양상을 보였다.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꾸준히 유입됐으나 하단에서 결제수요가 대부분 소화하며 레벨을 지지했다.

달러화는 1,094.60원에 저점을, 1,096.60원에 고점을 기록했다. 시장평균환율은 1,095.9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59억9천400만달러로 집계됐다. 거래량 역시 지난 9월10일 59억7천750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321억원 어치를 순매도했고, 코스닥시장에서 65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한편, 서환 마감시각 달러-엔 환율은 79.68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375.25원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1.2925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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