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이 이뤄지면서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무역분쟁 해결의 열쇠가 될지 주목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16일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중국이 협상 내용을 이행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중 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 및 법제화하기로 한 점과 이행 과정을 점검할 수 있는 부처 신설 및 정례 회의를 통해 상황을 모니터링하기로 한 점, 중국이 여기에 동의했다는 것은 미국산 재화나 서비스의 수입 뿐 아니라 각종 구조개혁 노력을 이행할 의지가 과거보다 강해졌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확실성도 잔존하는데 부칙에서의 일방은 문서를 통해 상대방에 대해 합의한 종료를 고지할 수 있다는 내용 때문"이라며 "중국의 이행 진도가 미진할 경우나 정무적 판단에 의해 다시 분쟁이 재발할 소지를 남겨놓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향후 금융시장은 2단계 합의 구체화 여부, 이행상황에 따라 단계적, 순차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1단계 무역 합의 서명식으로 무역 분쟁 불확실성 완화 기대에도 의구심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분석을 내놓았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 협상 1단계 합의는 '금융시장 안정화 계기'라는 의미와 별개로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관계와 중국 산업의 구조적인 변화를 촉발하는 시작점"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는 중국 산업구조 변화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이 제조 중심의 수출국가 로서의 역할과 효용이 축소되면서 전방위적인 산업재편이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은 혁신, 시장 대개방, 내수 중심의 자생적 경제구조 구축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고 2020년대 메가트렌드의 하나로 중국의 대대적인 산업구조 재편이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전 연구원은 "미·중 1단계 무역협상 마무리는 중국 증시의 안정성 면에서 긍정적인 소식은 분명하나 12월부터 예고된 이벤트라는 점에서 직접적인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다음 주 중국은 최대명절인 춘절 연휴에 돌입하면서 증시가 다소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춘절 이후 중국 증시는 '정부정책과 펀더멘탈 개선'을 핵심변수로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세부내용을 보면 합의 내용 법제화를 명문화하지 않는 등 강제력이 다소 약해 불이행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만큼 약속 이행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보도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미국기업과 농민들이 기존의 수출선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정도에 그치면서 수출 증대 효과가 미미한 것은 아닌지 의문도 제기된다"며 "2단계 무역협상 시점과 관련해 양국 의견은 좁혀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번 미·중 1단계 무역합의안 서명은 지적재산권과 기술이전, 농산물, 교역확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합의안 내용을 지적재산권 침해시의 처벌 수위 확대와 미국 제약사 중국 진출확대, 강제적 기술이전 요구 철회와 농산물 수입 등 공산품과 에너지, 서비스 수입 확대, 금융시장 개방 과정에서 외국인 지분 제한 철폐, 외환·환율제도의 투명성 제고 등으로 요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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