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업서 1위로 성장했지만 오늘날 그런 경쟁력 갖췄는지 의구심"

"관성적인 업무 모두 버리고 게임체인저 돼야"

"수익성 떨어지는 전략 재검토…미래투자는 과감하게"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과거의 성공 스토리는 모두 버려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경영성과에 대한 뼈아픈 성찰과 함께 그동안 해왔던 사업 방식에서 벗어난 혁신적 변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신 회장은 지난 15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0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현재와 같은 변화의 시대에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VCM은 지난해 말 그룹 전체의 40%가 넘는 22개사 대표를 교체하는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 뒤 신 회장과 새 임원들이 처음 만나는 자리로 황각규, 송용덕 부회장을 비롯해 유통·화학·식품·호텔&서비스부문(BU)장, 각 계열사 사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VCM의 마지막 순서로 대표이사들 앞에 선 신 회장은 "오늘은 듣기 좋은 이야기를 드리지는 못할 것 같다"며 운을 뗐다.

그는 최근 롯데의 경영성과에 대한 뼈아픈 성찰과 함께 변화에 대한 의지를 촉구했다. 그룹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유통 부문과 화학 부문의 실적이 부진하고, 다른 부문의 성장도 둔화하고 있는데 우려를 표명했다.

신 회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은 과거 우리가 극복했던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완전히 다르다"며, "저성장이 뉴 노멀이된 지금,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지속 성장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글로벌 경제 둔화, 국가 간 패권 다툼, 지정학적 리스크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고령화·저출산·양극화·환경문제의 심각화 등 전 사업 부문에서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가 일어나고 있다"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스스로 기존의 틀을 깨고 시장의 룰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그룹은 많은 사업 분야에서 업계 1위의 위치를 차지하고 성장해왔지만, 오늘날도 그러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과거의 성공 방식에 매달리거나 적당주의에 젖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위닝 컬처'를 강조했다.

그는 "변화를 위해서는 직원 간 소통이 자유로운 유연한 조직문화를 정립하고 직원들에게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심어주는 것이 필요한데 아직 미흡한 점이 있는 것 같다"며 "모든 직원이 '변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열정과 끈기로 도전해 나가는 위닝 컬처가 조직 내에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진행된 대규모 임원인사에 대해서는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여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젊은 리더들을 전진 배치한 것"이라며 "이 자리에 모인 대표이사들이 빠르게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은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도 주문했다.

그는 "모든 사업 부문의 수익성과 미래 성장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기반한 자원 배분과 투자를 진행해 달라"면서 "시대에 뒤떨어진 부분이 있다면 전략 재검토를 빠르게 진행하는 한편,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 회장은 끝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위축되지 말고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도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2020 상반기 VCM에서는 올해 경제 전망과 2019년 그룹사 성과 리뷰 및 중기 계획 등이 공유됐다. 또 롯데의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있는 주요 계열사의 실무 임원들이 함께 모여 현주소와 향후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토크콘서트도 열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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