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90년대 일본 부동산 거품의 데자뷔
[데스크 칼럼]90년대 일본 부동산 거품의 데자뷔
  • 이장원 기자
  • 승인 2020.01.16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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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서울 집값이 몇 년째 잡히지 않고 있다. 열 여덟차례에 걸친 정부의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잠시 주춤하다 튀어 오르기를 반복하고 있다. 최근 고가주택 대출 제한을 골자로 한 극약처방이 나오면서 소강 국면에 들어섰으나 장기적으로 효과를 발휘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미친 집값이라고 부를 정도로 비이성적인 과열을 보이는 부동산 시장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분석이 가능하지만, 금융 측면에서 보자면 저금리 체제가 중요한 원인이다. 경기둔화로 인한 지속적인 금리 인하로 우리 경제는 기준금리 1%대의 저금리 체제에 들어선 지 오래고, 저성장으로 인해 기업으로 자금 유입이 차단된 가운데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 쏠림 현상이 멈추지 않고 있다.

이는 1990년대 일본을 강타한 거품 경제를 연상케 한다. 당시 일본도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계속 내렸고 저금리에 갈데없는 유동성이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갔다. '도쿄를 팔면 미국을 산다'는 말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렀고 일본은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컬럼비아 영화사를 비롯해 해외 자산도 마구 쓸어담았다.

그러나 영광도 잠시였을 뿐 일본 경제는 거품이 무너진 이후 20년 넘게 장기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 경제 역시 저금리와 저성장, 저물가의 함정에 빠져있고, 그 여파로 20년 전 일본 경제와 닮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집값의 시가총액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그런 일이 있어선 안 되지만 만약 우리나라의 장기 불황이 온다면 강남 집값이 무너지면서 시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장은 강남 집값 불패라며 환호성을 지르지만, 평당 1억원의 비이성적인 집값이 영원히 유지될 것으로 보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

일본의 거품 붕괴와 우리 현실이 똑같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은 급격한 금리 인상 등 잘못된 정책 대응이 원인이었지만 우리 정부가 이를 반면교사로 잘 대응한다면 거품 붕괴 같은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트리거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대외변수에서 발생할 수도 있고, 우리 내부의 문제가 곪아 터져서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경우 비정상적으로 오른 자산가치의 하락과 그에 따른 경제 후유증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을 막을 방법은 금리가 낮아서 부동산으로 돈이 몰리는 이 사슬구조를 끊어내는 것이다. (자본시장부장 이장원)

jang7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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