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제네시스 GV80이 '역동적인 우아함'을 표방하며 프리미엄 SUV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첫 SUV라는 부담감에 더해 2만4천대를 판매해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려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까지 부여받는 만큼, 제네시스가 GV80에 들인 정성은 결코 적지 않아 보였다.

실물을 직접 보면 쿼드램프를 통해 강화된 디자인 정체성과 '여백의 미'를 강조한 내부 디자인이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특히, 방패 형태의 대형 크레스트 그릴과 쿼드램프의 결합을 통해 완성된 전면부 디자인은 기존 제네시스 엠블럼에서 느껴지는 고급스러움을 그대로 확대해 계승한 느낌이다.

이상엽 제네시스 디자인센터장은 지난 14일 열린 'GV80 프레스콘퍼런스'에서 "제네시스는 이제 (쿼드램프로 만든) 두 줄로 정의된다"며 "라운드 램프가 포르쉐의 이미지를 만들었다면 이제 두 줄은 제네시스의 강력한 아이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측면부와 후면부에서도 GV80의 고급스러움은 그대로 유지됐다.

쿠페스러운 날렵한 느낌과 상하 2단으로 완전히 분리된 슬림형 쿼드 리어램프 등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느낌을 연출한다.







기자는 지난 1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부터 인천 연수구 경원재 호텔까지 약 60㎞ 구간을 직접 운전해봤다.

실내에 들어서니 고급스러운 소재를 활용해 정돈된 느낌과 넓은 공간감, 다이얼 방식의 전자식 변속기 등의 세련된 감성을 주로 느껴진다.

실제로 전폭은 같지만 팰리세이드보다 작아 보이는 외관과는 달리 실내의 공간감은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또 GV80은 조작 버튼을 최대한 줄이고 14.5인치 대형 터치스크린과 송풍구 등을 수평으로 배치하는 등 깔끔함과 직관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쓰지 않는 버튼들이 나열돼 있는 기존 차량들과는 달리 단아한 한국적인 고급스러움을 연출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 결과, 동급 프리미엄 브랜드의 SUV와 견줘도 고급스러움 측면에서 밀린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디젤 차량 답지 않은 '정숙성'도 인상적이다.

이번에 출시된 GV80에는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 출력은 278마력, 최대토크는 60.0kgf·m의 성능을 갖췄다.

킨텍스에서 자유로로 집입하며 가속 페달을 밟자 차가 부드럽게 미끄러져 나갔다. 묵직하면서도 안정적인 느낌이 든다.

높은 시야와 묵직한 주행 감성 덕분에 제네시스가 강조했던 '커맨드 드라이빙' 감성도 그대로 느껴진다. 대형 SUV를 운전한다는 부담보다는 기함을 직접 끄는 듯한 재미가 있다.

특히, GV80에는 주행 중 발생하는 노면소음을 저감해주는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기술(RANC)이 최초로 적용됐다.

RANC의 성능은 기대 이상이었다.

시속 120㎞를 넘긴 상황에서도 동승자와의 대화나 차량 스피커를 활용한 음악 감상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풍절음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처음 적용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도 수입차에 비해 확실히 부드러웠다. 고속 주행이나 포장 상태가 좋지 않은 도로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감성을 선사한다.

방향 지시등을 켜면 후측방 영상을 클러스터에 표시하는 후측방 모니터 기능도 사각지대를 줄여 차선을 변경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다만, GV80에 최초로 적용된 자동 차선변경 기능은 사용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주행 간 방향 지시등을 활용해 차선 변경을 수차례 시도했지만 별다른 반응이 느껴지지 않았다.

스포츠 모드의 역동성도 기대에는 살짝 미치지 못했다.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치고 나가는 맛은 기대 이하였다.

요즘 신차에는 대부분 장착되어 나오는 주행·안전 관련 첨단기술도 시험해봤다.

고속도로주행보조(HDA) 기능과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켜면 고속도로에서 운전자의 역할이 크게 축소된다.

차선의 정중앙을 유지하는 기능과 앞 차와의 간격 유지 등에 문제는 전혀 없다. 끼어드는 차량에 대한 대응력도 우수한 편이다.

GV80의 공인 복합 연비는 11.8㎞/ℓ다.

장재훈 제네시스 국내사업본부장은 GV80의 올해 국내 판매 목표를 2만4천대로 제시하며 "고급차 시장 1위를 해보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서는 메르세데스-벤츠의 GLE와 BMW X5 뿐 아니라, 비슷한 가격대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볼보 XC90까지 모두 따돌려야 한다.

다만, 풀옵션의 경우 차량 가격이 9천만원 수준까지 뛰는 점은 부담이다.

단순히 향후 수리 등의 유지·보수 측면의 강점을 내세우기 보다는 GV80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더욱 어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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