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단계 서명으로 불확실성이 감소하는 점은 매파적 요인이지만, 시장이 이미 이를 반영한데다 아직 2차 합의를 위한 협상 과정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15일(현지시간) 1단계 무역합의에 공식 서명했다.

중국은 향후 2년간 지난 2017년 수입액 대비 총 2천억 달러 이상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로 사들이기로 했다. 양국은 합의 위반시 관세 부과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고,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를 위한 계획 수립에도 합의했다.

다만 이번 합의에 중국 당국의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의 민감한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무역협상 서명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사항이라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2차 협상은 어떻게 진행될지 감을 잡을 수 없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껄끄러운 사안들이 1차 협상에서 빠져 2차 협상이 잘 될지 미지수"라며 "2차 협상이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 관세 부과 정도도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도 "예상된 수준의 합의 내용들이고, 아직 2차 합의를 기대할 정도는 아니다"며 "채권시장에는 별다른 약세 압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험 선호 심리를 이끌어왔던 무역합의 재료가 사라지면서 이번 서명이 채권시장에는 오히려 강세 재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무역합의 결과가 나와 더 이상의 모멘텀은 없다"며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되돌려지니 채권시장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미·중의 1단계 서명은 한은 금통위에도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무역 합의가 기준금리 동결 유인을 강화하는 요인이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미중 협상이 한은이 예상한 기본 시나리오대로 흘러왔기 때문이다.

한은은 작년 12월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서 미중 무역협상의 기본 시나리오로 올해 초 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고 향후 국유기업 개혁, 보조금 지급 등 이슈에 대해 2단계 협상을 진행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출처 :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 제2019-50호>



1단계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중 양국의 무역전쟁이 이어질 것이라는 것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오 연구원은 "앞으로 10개월간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보다 대선 레이스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라며 "미중 무역 전쟁은 이어질 것이라고 보며 현재는 잠깐의 휴지기"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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