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연준 의장 아닌 연준 이사로서 파월
<뉴욕은 지금> 연준 의장 아닌 연준 이사로서 파월
  • 곽세연 기자
  • 승인 2020.01.1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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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지나친 비유일지 모르지만, 점도표가 공개된 뒤 시장의 움직임은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는 장면과 같다"

약 6년 전에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점도표를 보는 시각은 같았다. 당시 신분은 연준 의장이 아닌 이사였다.

2014년 3월 18~19일에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보면 파월 이사는 연준 위원들의 변화나 아주 사소한 요인이 어떻게 금리 예측 중간값을 움직이는지 자세히 묘사했다.

경제 전망에 있어 어떤 실질적인 변화의 조짐이 없는 데도, 연준 위원들이 찍는 점 때문에 금리 전망치가 변하는 것에 대해 파월 이사는 특히 우려했다.

'우리는 옳은 일을 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했다'고 연준 위원들은 자부심을 느낄지 몰라도, 결과는 시장 왜곡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는 "동료 위원들이 점도표를 포함해 좋은 의도로 전망치를 내놓지만, 이는 금융시장에 원치 않는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사실 시장은 SEP(연준의 경제 전망)가 어떻게 작동하고 어떻게 통합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파월 이사는 점도표가 공개된 뒤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시장의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보면서도 "그러나 이미 피해는 보고 난 뒤"라고 지적했다.

당시 차기 연준 의장이 될 것이라고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파월 이사의 한마디, 한마디는 최근 공개된 2014년 연준 회의록을 통해 드러났다.

연준은 FOMC 회의 직후 결과를 발표하고, 한 달 뒤 익명의 의사록을 공개한다. 각 위원의 발언 모두가 담긴 수백장의 회의록은 5년 뒤 대중에게 알려진다.

2018년 12월 점도표발 충격을 몸으로 직접 경험했던 파월 의장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당시 점도표는 2019년에 두 번의 금리 인상을 가리켰고, 매파적인 연준은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FOMC 기자회견에서 "점도표의 금리 예측은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점도표는 정확하게 이해될 때 유용할 수 있는데, 이를 달성하는 것은 일종의 도전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점도표는 적절한 통화 정책, 경제 경로에 대한 개별 위원들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라며 "정책은 항상 경제 전망, 경제 전망의 변화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특히 변곡점에서는 전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정책 약속으로 여겨질 정도로 영향력이 커진 점도표에 대해 앞서 "몇 개의 점에만 너무 집중하면 더 큰 그림을 놓칠 수 있다"며 점도표보다 성명서를 더 잘 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연준 안팎에서 점도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계속 나오고 있다. 연준은 2018년 하반기부터 통화정책 전략, 수단, 커뮤니케이션 등 전반적인 정책체계를 모두 점검하고 있는데, 그 결과는 올해 상반기 중에 나온다.

파월 이사는 2014년에 초저금리에 따른 금융 안정성, 소수 의견 등에 대해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공교롭게도 지금도 유효한 이슈다.

금융위기 이후 유례없는 초저금리 정책을 폈던 연준은 2014년 금리 인상을 시작해야 하는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논의 끝에 2014년에는 금리를 동결했고, 2015년부터 금리 인상 등 정상화에 나섰다.

2014년 1월 회의에서 파월 이사는 금융 버블 위험을 우려했다.

파월 이사는 "매우 완화적인 통화 정책에도 왜 해로운 자산 거품을 만들어내지 못했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특히 경제가 더 강한 성장을 나타낸다면 초 완화적인 정책은 경제가 잠재 성장에 완전히 도달하기 전에 자산 거품을 만들 게 마련이라는 게 파월 이사의 판단이다.

그는 "회복이 강해짐에 따라 금융 안정성 위험이 다가올 텐데, 현재 가이던스가 이를 정확히 다루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연준의 세 차례 금리 인하 영향으로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이런 자산 거품이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은 지금도 끊이지 않는다.

2014년 3월 회의에서 반대 의견에 대해 파월 이사는 "이번 회의에서 비둘기파의 반대로 인해 시장에서는 매파적인 놀라움으로 인식될 수 있는 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파월 의장은 2015~2018년의 금리 인상 사이클을 되돌리려 했는데, 매파적이고 금리 인하를 반대하는 일부 위원의 반대에 부딪혔다.

2012년 5월 연준에 합류한 파월 의장이 2014년 이사로 3년 차를 맞았다면 2020년에는 의장으로 3년 차를 맞게 된다. 그 때나 지금이나 점도표, 정책 경로 등 고민은 비슷할 것이다. 올해 소수 의견이 적은 지역 연은 총재로 투표권이 교체됨에 따라 컨센서스를 이루기 쉽다는 관측 속에 파월 의장의 2020년 정책 결정은 곧 시작된다. (곽세연 특파원)

sy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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