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이달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이 국채를 4조원 가까이 순매수하고 있다.

장투기관의 국채 순매수 비중은 기관 전체 국채 순매수의 70%를 차지한다. 장투기관은 국채 중에서 30년물, 10년물, 3년물을 주로 사들였다.

1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14일까지 연기금은 국채 2조1천346억원을 매수하고 4천550억원을 매도했다.

이에 따라 순매수 규모는 1조6천796억원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보험사는 국채 5조165억원을 매수하고 2조9천585억원을 매도했다. 순매수 규모는 2조58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연기금과 보험사의 국채 순매수는 총 3조7천3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부터 14일까지 기관 전체의 국채 순매수가 5조2천841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장투기관의 국채 순매수는 전체의 71%를 차지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에 자금을 집행할 수 있는 기관이 많지 않은 편"이라며 "이 때문에 장투기관의 국채 순매수 비중이 더욱 크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투기관은 이달 국채 중에서 국고채 30년 지표물 19-2호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순매수 규모는 1조5천61억원이다.

이 중에서 입찰물을 제외하면 순매수액은 7천446억원이다.

앞서 기획재정부가 이달 7일 실시한 국고채 30년물(국고 02000-4903) 경쟁입찰에서 2조6천940억원이 가중평균금리 1.620%에 낙찰됐다.

장투기관은 그 다음으로 국고채 명목조성 10년물 19-4호를 많이 매수했다. 순매수 규모는 6천912억원을 나타냈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장투기관이 국고채 30년물을 사들인 것은 자산 듀레이션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고채 명목조성 10년물 19-4호를 매수한 것은 국고채 명목지표 10년물 19-8호보다 가격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표물은 지표물 프리미엄으로 수요가 많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달 14일 기준 채권 유통시장에서 19-4호의 평균 수익률은 1.76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19-8호의 평균 수익률은 1.729%다. 19-4호 금리가 19-8호보다 3.4bp 높다.

장투기관이 이달 세 번째로 많이 사들인 국채는 국고채 명목지표 3년물 19-7호다.

장투기관은 이 국채를 5천651억원 순매수했다. 입찰물을 제외하면 순매수 규모는 3천851억원이다.

앞서 기획재정부가 이달 6일 실시한 국고채 3년물(국고01250-2212) 경쟁입찰에서 2조2천억 원이 가중평균금리 1.260%에 낙찰됐다.

장투기관이 국고채 3년물을 많이 매수한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계절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연초 장투기관이 자금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국고채 3년물을 사들이는 것"이라며 "계절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이달 장투기관이 국고채 3년물을 많이 사들이는 것이 맞다"며 "하지만 이는 계절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말에 포트폴리오 조정을 마치고 연초에 국고채 3년물을 매수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장투기관은 국고채 3년물 18-9호를 7천727억원 순매수했다. 2018년 1월에도 국고채 3년물 17-6호를 4천202억원 순매수했다.

금리 상승위험을 헤지한 것이란 진단도 제기된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이달 채권금리가 오르고 있다"면서 "장투기관이 국고채 30년물을 대거 매수했기 때문에 국고채 3년물 매수로 듀레이션을 조절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달 초부터 14일까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6.6bp 올랐다. 같은 기간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9bp 상승했다.

국고채 20년, 30년, 50년물 금리는 각각 5.5bp, 2bp, 2bp 올랐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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