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올해들어 1월 연초 효과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빚을 내서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 증시자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신용거래융자는 9조5천431억원으로 지난 2일 9조2천71억원에 비해 3천억원 이상 증가했다.

예탁증권담보융자는 17조3천943억원으로 지난 2일 17조2천320억에 비해 1천억원 이상 증가했다.

이는 보통 주식시장에서 1월에 주가지수가 오르는 '연초효과', '1월효과'를 기대하는 투자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코스피는 8월에 1천890선까지 하락했다 반등했고, 12월에도 2,100선이 무너지는 등 위험회피 심리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올해는 기저효과에 대한 기대와 미·중 무역협상 1단계 서명,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 등으로 증시가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1월초부터 미국과 이란간의 군사적 갈등이 불거지면서 주식시장에 경고음이 울리기는 했다.

하지만 이내 긴장국면이 해소되면서 국내 증시는 상승세를 되찾았다.

누그러진 투자 심리가 주식시장에 반영돼 코스피가 2,200선을 웃돌았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이같은 심리는 더욱 힘들 받았다.

증시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다시 자리를 잡자 신용융자 규모는 점점 확대됐다.

빚을 내서 다시 주식시장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란 사태로 변동성이 확대됐던 주식시장이 다시 예상보다 빠르게 진정되면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 서명 등 증시를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우호적"이라며 "4년 만에 코스피 당기순익 100조원 시대가 깨졌지만 올해는 다시 126조원까지 증가가 예상된다"며 실적 회복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매년 당기순익 추정치가 하향조정되는 점을 감안해도 30% 이상의 증대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당기손익 역시 지난해보다 28.5%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이에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지 않는다면 2020년 실적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다만, 코스피가 과열권으로 진입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전일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합의 내용에 따라 추가 상승 여지가 있지만 이후엔 심리지표도 과열권에 도달할 것"이라며 "시기상 2월 전후에 불확실성 이벤트가 있으며 조정폭은 약 -5% 내외에 머물 것"이라고 봤다.

그는 "1월 전망에서 기술적 지표는 과매수였지만 과열권과는 아직 거리가 있었다"며 "투자자들이 상승장에 조심스럽게 접근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장기적으로 주식에 긍정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나 과열권에 진입하면 열기를 식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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