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이 대만 반도체 업체인 TSMC에 군용 반도체를 미국에서 생산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TSMC는 반도체 수탁 생산 분야의 세계 최대 업체로 반도체 대부분을 대만에서 생산하고 있다. 업체 측은 요청에 대해 연내 판단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과 하이테크 패권을 다투는 중국도 TSMC의 기술을 끌어들이는 것을 노리고 있다며, TSMC를 두고 미국과 중국이 줄다리기를 하는 구도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반도체 공급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정부 당국자는 1월 대만을 방문해 여러 차례에 걸쳐 TSMC와 접촉했다. 이들은 미국에서 군용 반도체를 생산할 것으로 요청했다고 한다.

TSMC는 현재 미국 반도체 회사인 자일링스로부터 최신 스텔스 전투기 'F35' 등에 사용되는 미군용 반도체 생산을 위탁받아 대만에서 생산하고 미국으로 출하하고 있다.

미 당국은 이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군용 반도체 공장 신설 등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 대변인은 이에 대해 "미 공장 신설을 배제하지 않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대만 당국의 고위 관리는 안보를 둔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강해지고 있다며 "(향후 한층 더) 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주요 부품을 미국에서 철저히 생산하도록 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TSMC에 대한 이례적인 요청도 그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군비(軍備)의 첨단화로 TSMC가 취급하는 최첨단 반도체의 중요성이 높아지자 "미국은 중국의 통일 공세에 직면한 대만에 대해 반도체 의존을 줄이고 싶어한다"고 대만 싱크탱크 국방안전연구원 관계자는 말했다.

한편 이와 같은 미국의 움직임을 중국은 경계하고 있다.

TSMC 연간 매출액(약 4조엔, 42조원)의 약 60%는 애플 등 미국 고객으로부터 나오지만 최근 중국 화웨이와 같은 중국 고객의 비중도 20%까지 높아졌다.

신문은 화웨이가 TSMC에 최첨단 반도체를 중국에서 생산하도록 요청하고 있어 TSMC를 둘러싼 미·중의 기술패권 다툼이 과열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반도체 관계자는 TSMC가 "(미국)대선 전까지는 미국 생산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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