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최근 경제 지표 호조에 힘입어 국내 경기 반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일부 경제 지표 해석을 두고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정책당국과 온도차를 보이는 등 신중한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16일 고용 호조가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투입에 힘입은 것에 주목하며 경기 모멘텀으로 작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수출 지표는 부진을 딛고 저점을 확인했다며 그 추이에 따라 경기 판단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권 금리에 미치는 영향도 수출과 고용 지표 사이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전일 발표된 고용 지표가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질적인 개선세는 뚜렷하지 않아 경기 반등에 기여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풀이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조업 등 펀더멘털에 기본적인 고용이 늘어나는 게 확인되어야 경기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제조업 부문 취업자 수가 늘어나지 않고 일시적인 일자리가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2년 만에 30만명대를 회복했다. 반면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 2018년 4월부터 21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고, 주당 17시간 미만의 초단기 근로자는 같은 기간 역대 최대 규모인 30만1천명 증가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고용지표가 양적으로 좋아진다고 해도 결국 세금을 풀어서 만든 일자리가 경제 성장을 견인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용은 경제 전반에 걸쳐 경기 모멘텀으로 작용할 때 경기 회복에 대한 기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연구원은 "이론적으로 고용이 늘면 소득이 늘어나고 소비에 영향을 미쳐 경기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면서도 "고용과 소비, 투자, 생산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은 아직까지 아니다"고 말했다.

이러한 선순환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언급한 성장 전망 경로가 불확실한 수준에서 크게 달라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은이 고용 안정을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고려할 뜻을 내비쳐온 만큼 고용이 양호하면 기준금리를 낮출 필요성은 줄어들 가능성이 존재한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고용이 크게 좋았던 때는 없었던 거 같다"며 "반면 고용이 너무 안좋으면 금통위에서 의미를 뒀다"고 말했다.

한편 수출 지표는 반도체 업황 개선 여부와 함께 앞으로 경기를 판단하는 데 있어 주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여전히 국내 경제 구조는 수출 의존도가 높고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 서명 등 대외 교역환경이 우호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한국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무역업계는 올해 1분기 수출 여건은 전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 수출은 워낙 중요하다"며 "금통위 의사록이나 한은 총재 기자회견에서 고용을 세게 얘기하지 않지만 수출이나 반도체, 미·중 무역 분쟁은 언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출은 둔화 폭이 줄어들수록 시장금리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수출이 명백한 개선 흐름을 보이는 빅 사이클이 될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지난 10월 이후 저점을 지나는 모습이다"며 "수출 저점과 시장금리 저점 시기는 서로 비슷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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