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12·16 대책에서 발표한 전세대출 규제 방안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전세대출을 레버리지로 활용했던 갭투자가 축소될 지 주목된다.

다만 임대주택 공급 역할을 하던 갭투자가 막히면서 공급 감소에 따른 전셋값 상승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가 16일 내놓은 전세대출 규제 세부 시행방안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전세대출 보증을 받은 뒤 시가 9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을 사거나 주택 여러 채를 보유할 경우 곧바로 전세대출이 회수된다.

그간 민간 금융사인 SGI서울보증에 허용됐던 9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에 대한 보증을 중단시킴으로써 전세대출이 전면 차단되는 효과를 내게 됐다.

전셋값이 오르지 않을 경우 한 차례 보증 연장을 할 수 있지만 이사를 하거나 전세대출을 증액할 경우 신규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전셋집에 살면서 전세대출을 받고, 매수하려는 집의 주택담보대출까지 받아 주택자금을 마련하는 투자 방식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집값이 오르면서 시세차익을 노리고 임대목적으로 집을 사는 비중이 점차 커졌다.





이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번 방안은 정부가 그나마 가능했던 대출 창구까지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잠재 매수자와 매도자의 눈치보기가 심해지고 호가 갭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보유와 거주를 분리하며 전세 살면서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을 구입하거나 여러 채에 갭투자하는 투자 수요는 줄어들고 투자수요가 줄어들면서 매매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갭투자가 줄어든다는 것은 전세 공급도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세 공급이 적은 일부 지역에서는 전셋값 상승이 예상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은 학군, 청약 대기 수요로 전세 공급이 계속 부족한 상황이고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가세할 경우 전셋값이 더 불안해질 수 있다"고 봤다.

전세계약 만기 때 전세자금 대출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월세나 반전세를 선택하는 경우도 늘어날 수 있다.

이미윤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차장은 "보증금 증액 대신 반전세가 늘어나고 보증금이 낮은 단지로 이사 수요가 늘어나는 동시에 고가 전세는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번 방안에서 분양권, 입주권은 주택 매입이나 보유로 보지 않아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고가 주택을 사려던 사람들이 분양권, 입주권으로 투자처를 바꾸며 관련 시장이 불안해질 여지가 있다.

함영진 랩장은 "또 부산 해운대구, 대구 수성구, 대전 유성구 일대의 9억원 이상 고가 주택에 실거주하면서 교육목적으로 서울에 전세대출을 받는 수요까지 봉쇄하기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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