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올해 보험업계 '대어'로 꼽히는 푸르덴셜 인수·합병(M&A) 막이 올랐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 매각주관사 골드만삭스가 실시한 예비입찰에는 KB금융과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PEF)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금융지주와 PEF의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에 나선 KB금융이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보험업계는 푸르덴셜생명의 지분 100%를 보유한 푸르덴셜파이낸셜이 엄격해진 미국 보험사 회계기준으로 자본부담이 늘어 매각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로 한국 생명보험 업황이 갈수록 악화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푸르덴셜생명의 작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천464억원이며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도 515.0%에 달해 수익성과 건전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KB금융이 PEF를 제치고 푸르덴셜생명을 품에 안으면 생명보험업계는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 위주로 재편된다.

작년 10월 말 기준으로 삼성생명의 총자산이 279조57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화생명 117조9천362억원, 교보생명 106조3천859억원 순이었다.

견고한 '빅3' 체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NH농협생명(64조8천85억원)과 미래에셋생명(35조9천656억원), 신한생명(33조6천711억원), 오렌지라이프(33조5천815억원), 동양생명(33조5천177억원), 메트라이프생명(21조1천636억원), 푸르덴셜생명(20조5천869억원)이 뒤를 이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합병을 완료하면 67조원 규모의 총자산을 보유해 농협생명을 제치고 4위에 오르게 된다.

농협생명 외에는 중소형 생보사에 불과했던 금융지주 계열 생보사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이다.

신한금융과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는 KB금융이 생보사 인수에 적극적인 이유다.

KB금융은 KB생명을 계열사로 두고 있지만, 총자산이 10조4천79억원으로 업계 순위 17위에 불과하다. 그룹 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도 안 될 정도이다.

KB금융은 지난해 미래에셋생명에 대한 배타적 협상권을 받아 인수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이미 푸르덴셜생명 M&A를 위한 내부 스터디도 작년부터 진행했다.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품에 안으면 생보업계 10위 내 진입이 가능해진다.

특히 KB금융은 2015년 LIG손보(현 KB손보)를 6천450억원에 인수해 당시 국내 금융그룹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현재는 신한금융이 리딩뱅크 타이틀을 차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빅3 체제가 공고한 상황에서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M&A를 시작으로 금융지주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며 "KB금융의 향후 행보가 생보업계 판도 변화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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