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저금리와 저성장, 규제 강화 등 '삼각파도'에 직면한 국내 생명보험산업은 올해 4년 연속 역성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저금리 고착화에 따른 책임준비금 추가 적립으로 당기순이익은 줄고 재무 건전성 제도 강화로 자본확충에 나서 이자 비용은 늘어 경영에 부담을 주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기대여명 상승에 사망보험 수요는 줄고 경기둔화로 보험계약 해지는 늘었다.

생명보험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어려워지고 있지만, 이재원 푸본현대생명 사장은 "고객을 위해 추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안정적인 자산운용에 더욱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원 푸본현대생명 사장은 17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올해 경영전략을 고객 중심의 경영과 리스크 관리 강화, 디지털 금융사로의 전환으로 세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푸본현대생명은 소비자보호 관련 제도 운용과 고객 니즈 변화에 따른 신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이재원 사장은 "지속적인 저금리 환경 및 IFRS17, K-ICS 등에 대응할 수 있도록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본현대생명은 해외·대체투자 확대 등으로 다변화하는 투자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핵심리스크관리지표(KRI) 개발 및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IFRS17 및 K-ICS 등 새로운 재무 건전성 제도하에서는 변동성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자산 및 부채 포트폴리오 최적화 및 자산부채관리(ALM) 전략 등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자산운용의 핵심 키워드도 저금리 대응과 리스크 관리 역량으로 꼽았다.

현재와 같은 금리 수준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보험사 입장에서는 이차손 방지를 위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국내 생명보험사들은 기존의 채권과 같은 전통적 자산군 위주의 투자에서 벗어나 대출이나 대체투자로 꾸준히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처럼 올해도 자산 듀레이션을 확대하기 위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해외채권 투자 비중을 늘릴 수 있다.

이재원 사장은 "보험사들의 해외투자 한도 확대 요구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푸본현대생명의 경우 한국보다 일찍 저금리를 경험한 대만의 푸본생명이 대주주로 있어, 푸본생명이 저금리 상황에 대응하는 전문적인 자산운용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의 경우 200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인 저금리 시대를 경험했다. 이차 역마진 해소와 GDP 대비 상대적으로 작은 채권시장의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해외자산에 대한 규제를 크게 완화했다.

대만 보험사의 해외투자 한도는 2003년 20%에서 35%로, 2006년에는 50%까지 확대됐다.

또한, 대만에서 발행되는 해외 채권을 해외자산 한도에서 제외한 바 있으며 환 헤지의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해 통화별 또는 그룹 헤지도 가능하게 했다.

그 결과 대만 보험사들은 2010년대 초반부터 이차 역마진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푸본생명도 작년 9월 해외자산 비중이 60%에 이르며, 3분기까지 운용자산 수익률은 4.14%에 달해 평균 부채 부담금리 3.61%를 크게 웃돌았다.

이와 함께 이재원 사장은 "대체투자와 해외투자 등이 증가하는 만큼 이에 따라 노출되는 신용, 외환리스크에 대한 관리 역량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위험 수준이 회사의 체력에 맞는 수준인지를 계량화하고,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특히 자산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는 과정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위험 관리 전략"이라고 언급했다.

푸본현대생명은 디지털 금융회사로의 전환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이재원 사장은 "소비자의 연령별·성별 선호나 비용분담 등을 데이터 분석으로 도출해 고객 니즈를 파악하고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을 제안할 수 있다"며 "또한 디지털을 활용해 고객 편의성 증대와 업무 간소화, 자동심사 등 회사의 효율 증대를 이룰 수 있는 만큼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1972년생인 이재원 사장은 미국 UCLA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받았으며 맥킨지 컨설턴트를 거쳐 KB생명 전략총괄(CSO) 임원과 삼성화재 해외사업부 담당, ING생명 마케팅담당 부사장, 현대캐피탈 전략기획본부, 현대라이프 대표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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