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한국 경제를 둘러싼 재료들의 전개 과정을 점검하기 위해 1월 금통위를 1.25%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17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이같이 결정했다.

◇ 미·중 무역 분쟁 불확실성 완화…반도체 경기 중요

올해 한국 경제를 전망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미·중 무역 협상 전개 과정과 반도체 경기회복 가능성이다.

미국과 중국은 예정대로 지난 15일(현지 시간) 무역 합의에 서명했다. 합의문에는 중국이 농산물 등을 포함한 미국산 제품을 향후 2년 동안 2천억 달러 이상 추가로 구매한다는 내용 등이 명시됐다. 또,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와 강제 기술이전 금지 등도 합의문에 포함됐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전망할 때 미·중 무역 분쟁이 추가로 악화하지 않을 것으로 기본 시나리오를 구성했다. 이주열 총재는 출입기자단 신년다과회에서 "미·중 무역 분쟁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도체 경기 회복도 한국 경제를 전망하는 중요한 재료다. 한은은 반도체 경기가 올해 중반 이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회복한다고 해도 활황이었던 2018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4분기 낸드 가격이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고 디램 가격 역시 1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며, 바닥을 쳤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업종 회복 기대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6만원과 10만원을 웃도는 등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 올해도 잠재성장률 밑도는 성장세 지속

미·중 무역 분쟁이 더 악화하지 않고 반도체 경기가 회복한다고 해도 한은은 올해도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총재는 이달 초 "올해 한국 경제가 작년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급격한 반등은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맞다"고 재차 확인한 바 있다.

한은은 지난번 금통위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2.3%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이 추정하는 잠재성장률인 2%대 중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낮은 물가도 한은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갈 이유로 꼽힌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0.4% 상승에 그쳤다. 작년 내내 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연중 물가가 마이너스를 나타내기도 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한은은 올해도 소비자물가가 1% 상승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 정부 재정 정책·부동산 대책이 경기에 미칠 영향 확인

한은은 정부 정책이 경기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올해도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중 재정을 62% 집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는 재정 공백이 생기지 않게 독려하고 있다. 올해 1월 중 자금을 전년 대비 10조3천억원 증액한 55조3천억원 배정했다.

정부의 재정정책 확대는 경제성장률의 정부 기여도를 높여 성장률을 높이는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정부가 내놓은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

정부는 시가 9억원 초과 고가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비율(LTV)을 축소하고,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주담대를 금지하는 등의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한은은 현재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추가 완화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지난번 통화정책 방향 문구에서 '두 차례 인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문구를 삭제했고, 이 총재는 금리정책으로 대응할 여력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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