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7일 서울채권시장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몇 명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내는지 등에 주목할 전망이다.

전일 장 막판 채권시장이 소수의견과 관련한 루머에 변동성이 커졌던 점을 고려하면, 결과에 상관없이 이날 역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일 미국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10년물은 2.54bp 높은 1.8120%, 2년물은 3.25bp 오른 1.5800%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금융시장은 기업 실적 호조와 경제지표 개선에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났다. 주요 주가지수는 일제히 1% 전후의 상승을 보이면서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12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 증가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자동차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5% 늘어나 5개월래 최고 상승 폭을 나타냈다.

주간 고용지표도 탄탄한 흐름을 이어갔다.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 대비 1만명 감소한 20만4천명으로, 시장 예상치 21만6천명을 밑돌았다.

지표와 기업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미 금리 상승 폭은 크지 않았다. 미 10년물은 2018년 11월 이후 60일 이동평균선을 줄곧 하회했지만 지난해 10월 60일 이평선 위로 올라왔다. 이후 60일 이평선이 기술적 지지선 역할을 하다가 올해 들어 이동평균선 부근에서 힘겨루기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채권시장은 올해 들어 변동성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글로벌 채권시장 중에서도 변동성이 큰 편에 속한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인식이다.

채권 금리의 변동성이 커진 이유는 채권시장의 기대와 시장을 움직이는 재료의 괴리, 채권 수급에 대한 인식차 등을 꼽을 수 있다.

채권시장은 한국은행이 연내 한 차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하지만 미·중 무역 합의가 이뤄지고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면서 펀더멘털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시각차가 벌어지고 있다.

경기 개선을 내다보는 쪽은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평가한다. 반도체 경기 회복에도 그 외 업종 부진으로 저성장을 탈피하기 어렵다고 예상하는 참가자들은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 카드를 쓸 수 있다고 말한다.

같은 현상을 보면서 어느 쪽으로 해석하는지에 따라 통화정책 전망이 크게 달라지는 셈이다. 이럴 때일수록 통화 당국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입을 모은다.

전일 변동성 확대는 채권시장의 이런 심리적 분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표 해석이 양방향으로 열려있는 상황에서 통화 당국이 현재 펀더멘털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 시장의 결이 달라질 수 있다.

전일 장 막판 소수의견이 한 명에 그칠 수 있다는 루머가 돌았다. 일부는 만장일치 동결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루머와 함께 채권 금리는 장중 강세를 모두 반납하고 약세 전환 마감했다.

11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리 인하를 주장한 신인석 금통위원 외에 한 위원이 "거시경제 상황에 맞춰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면서도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통화정책 결정 회의 의결문의 취지를 존중하기 위해 다음 회의로 이연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금통위에서 몇 명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냈는지에 따라 채권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전망이다.

전일 외국인은 통안채 2천100억원, 국고채 10년 비지표물 19-4호 1천100억원 등 총 2천200억원어치의 채권 현물을 사들였다. 이들은 10년 국채선물을 5천계약가량 사들이면서 강세 분위기를 주도했지만, 장 막판 등장한 루머에 주도권을 뺏겼다. 외국인이 10년 국채선물 순매수 분위기가 이어질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1월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을 발표한다.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59.75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0.9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61.10원)대비 0.40원 내렸다. (금융시장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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