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포스코의 해외채권 발행 관련 수요로 개장 전 마(MAR, 시장평균환율) 가격이 급등하며 시장이 요동치는 일이 벌어졌다.

시장 가격에서 다소 괴리된 수준에서도 달러를 매수하겠다는 참가자들이 나오며 전일 개장 전 마 최종 호가가 급등했고 장중에도 달러-원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1단계 무역 합의에 공식 서명하면서 세계 경제를 위협하던 최대 리스크 요인이 일부 소강했음에도 전일 달러-원 환율이 상승세를 보인 이유로도 해석된다.

17일 A 중개사에 따르면 전일 개장 직전 달러-원 스팟 마 가격은 +0.20원(+20전)을 기록했다.

스팟 마 거래가 +0.20원을 나타내는 것은 전일 시장평균환율보다 0.20원 비싼 가격에라도 달러를 사겠다는 의미다.

통상적인 스팟 마 거래가 파(0)를 기준으로 위아래 0.05원 정도에서 거래되는 점을 고려하면 급등 폭이 매우 큰 셈이다.

달러-원 환율은 전일 상승 출발해 장중 1,160원대를 돌파했다. 장중 상승세를 이어가 전일대비 4.10원 상승한 1,161.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전일 마 시장에서 대기업의 실수요가 대량 등장했고 뉴욕시장 휴장을 앞둔 시기적 특징이 겹쳐 가격이 급등했다고 진단했다.

최근 포스코는 3~5년 만기 글로벌 본드 발행으로 70억 달러(약 8조 1천200억 원)가 넘는 투자자 수요를 끌어모았고 이 같은 수요가 전일 마 매수로 소화되면서 가격을 급등시켰다.

포스코는 글로벌 본드 물량을 초기 원금 교환 없는 통화스와프로 헤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미국 금융시장이 20일 마틴 루터 킹 목사 탄신일로 휴장하면서 두 개의 마 레이트로 결제액이 책정되는 '더미 마'로 호가가 얇았던 영향도 작용했다.

한 시장 참가자는 "마 가격이 이 정도로 움직인 것은 몇 년 만이다"며 "더미 마에 대한 대비는 많이 되어 있었는데 포스코 물량이 시장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도 "픽싱 말고 마 거래만 의해 결정되는 '더미 마'인데도 스팟 마가 15전, 20전에도 테이큰 되는 분위기였다"며 "장중 흐름이 굉장히 비디쉬(매수 우위)였고 비드(매수) 쪽 물량이 많아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포스코 관련 물량은 시장의 심리보다는 단기 수급상 요인이며 전일 대부분 해소된 만큼 이날까지 영향이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은행의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된 만큼 금리 인하 소수의견 출회 여부와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기자간담회 발언이 주목된다.

또 다른 시장 참가자는 "포스코 관련 물량은 전일 마 시장에서 대부분 소화됐다"며 "금통위에서 소수의견 출회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장중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3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