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이달 여신금융전문회사채(여전채)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되고 있다.

기관투자자가 연초에 자금을 집행하면서 '연초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의 고위험 금융상품 규제와 여전채 공급 부담이 완화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AA+' 등급 카드채 3년물의 신용스프레드는 이달 초 35.0bp에서 이달 15일 32.8bp로 좁혀졌다.

같은 기간 'AA' 등급 카드채 3년물의 신용스프레드는 38.5bp에서 36.3bp로 축소됐다. 'AA-' 등급 카드채 3년물의 신용스프레드는 47.9bp에서 45.6bp가 됐다.

캐피탈채의 신용스프레드도 크게 다르지 않다. 'AA+' 등급 캐피탈채 3년물의 신용스프레드는 이달 초 35.0bp에서 이달 15일 32.8bp로 좁혀졌다.

같은 기간 'AA-' 등급 캐피탈채 3년물의 신용스프레드는 47.9bp에서 45.6bp가 됐다. 'A+' 등급 캐피탈채 3년물의 신용스프레드는 75.3bp에서 변동이 없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연초 효과'가 나타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혁재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매년 새해가 되면 기관의 자금집행 재개로 크레디트채권 시장에 풍부한 수요가 유입된다"며 "과거에는 이런 특성을 이용해 연말에 기관이 여전채 등 크레디트채권을 매수하면서 11~12월에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해 말 안심전환대출용 주택저당증권(MBS) 등 수급 우려로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되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연초에 금리레벨 부담이 감소했다. 여기에 기관의 자금 집행으로 연초효과가 나타나면서 이달 여전채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당국의 고위험 금융상품 규제가 완화된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진단이 제기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14일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를 위한 종합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투자자 보호장치 대폭 강화 ▲금융회사의 책임성 확보 및 감독 강화 ▲법령 개정 전 투자자보호 보완 조치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은행이 고난도 사모펀드를 판매하는 것을 제한했다. 은행이 고난도 금융상품인 주가연계신탁(ELT)과 파생결합증권신탁(DLT)을 판매하는 것도 막았다.

다만 고난도 공모펀드 판매는 허용됐다.

은행은 금융당국 규제가 과도하다는 의견을 냈다. 채권시장 일각에서는 여전채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ELT와 DLT가 각각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을 편입하기 때문이다. 증권사는 ELS와 DLS를 발행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해 여전채에 투자한다.

따라서 은행이 ELT와 DLT를 판매하지 못하면 여전채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업계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내놨다. 최종안에서는 은행이 일부 조건을 충족한 ELT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일부 조건은 ▲기초자산이 주가지수 ▲공모 발행 ▲손실배수 1이하인 파생결합증권을 편입한 신탁 등이다.

주가지수는 코스피 20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유로스톡(Eurostoxx) 50,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니케이(NIKKEI) 225로 한정됐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당국의 고위험 금융상품 규제가 완화됐다"면서 "이에 따라 여전채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누그러졌다"고 했다.

그는 "이달 들어 여전채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된 것도 그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달 여전채 수급이 양호한 점도 여전채 강세 원인으로 지목된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지난해 하반기에 여전채 공급이 많았다"며 "이달 들어서는 여전채 공급이 감소해 수급 부담이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카드채 순발행액은 지난해 7월 4천500억원, 8월 1조700억원, 9월 1천600억원, 10월 8천100억원, 11월 6천300억원, 12월 9천600억원을 나타냈다.

올 1월에는 마이너스(-) 2천400억원을 기록했다.

캐피탈채 순발행액은 지난해 7월 1조6천241억원, 8월 6천690억원, 9월 1조993억원, 10월 1조2천120억원, 11월 1조3천572억원, 12월 1조2천738억원을 나타냈다.

올 1월에는 -4천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여신업계 실적이 양호한 점이 여전채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되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도 있다.

신용평가사의 한 연구위원은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악조건 속에서도 지난해 여전사 수익성이 나쁘지 않았다"며 "기관이 여전채를 매수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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