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중국이 향후 2년간 2천억 달러 어치의 미국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기로 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중단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그 여파로 일본과 남미, 유럽 등이 타격을 받게 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중국이 미국 제품을 대규모로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기존에 중국으로 자동차나 콩 등을 수출하던 국가는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문은 국제 통상 체제의 동요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중국은 이번 1단계 합의에서 2020년, 2021년 2년 동안 총 2천억달러 규모의 미국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겠다고 약속했다. 합의 내용에 근거하면 2021년 미국의 대중 수출 순증액은 1천200억달러를 넘는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액은 2017년 3천372억달러에서 2021년 2천100억달러로 줄게 된다.

신문은 양대 경제 대국이 국가 차원에서 대규모의 무역액을 2년에 걸쳐 설정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국가가 수출입 금액과 규모를 정하는 관리무역은 자유로운 경제활동에 방해가 되며 투자 및 생산을 왜곡시키기 쉽다는 지적이다.

신문은 대표적인 예로 브라질 대두를 들었다.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액은 작년 1~11월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지만 미국과의 갈등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작년 가을부터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브라질은 국책 차원에서 대두를 생산해 미·중 갈등을 기회삼아 대중 수출을 확대해왔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늘리면 브라질산 대두의 공급 과잉이 심해져 국제 수급과 시세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일본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문은 미국의 대중 수출품 가운데 자동차가 8%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번 합의로 미국의 대중 자동차 수출이 크게 늘어나면 독일과 일본의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보복 관세 영향으로 작년 1~10월 중국의 미국산 LNG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분의 1 이하로 격감했다. 대신 호주산 LNG 수입량은 25% 증가했다.

이번 합의로 중국은 2021년 에너지 수입액을 2017년 대비 4배 늘려야 하며, LNG는 그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미국산 수입 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호주 등에서의 조달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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