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월가 채권쟁이들, 모처럼 '이름값'…"오래 못 간다"
사면초가 월가 채권쟁이들, 모처럼 '이름값'…"오래 못 간다"
  • 권용욱 기자
  • 승인 2020.01.17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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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월가의 주요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모처럼 전성기를 맞고 있다. 다만, 최근의 트레이딩 수익은 '깜짝' 실적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1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수년간 만성적으로 기대치를 밑돌던 채권 부문 수익이 지난해 4분기 들어 12억7천만달러로, 전년대비 126% 급증했다.

JP모건은 관련 수익이 34억달러로 86% 증가했고,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도 모두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수익을 올렸다.

이에 대해 CNBC는 "사면초가에 몰린 월가 채권쟁이들이 전성기를 되찾았다"며 "주요 기관이 채권 트레이딩 수익에서 몇 년만의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몇몇 은행은 연간 영업이익 기록 경신에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다만, 지속적인 채권 수익 호조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수익 규모가 급증했던 것은 지난 2018년 4분기 실적이 유례없게 나빴기 때문으로 기저효과가 컸다. 당시 자산군 전반의 변동성이 급증하며 기관 고객이 관망세로 돌아섰고, 실제 전통의 강호 JP모건도 채권 트레이딩에서는 10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낸 바 있다.

DMC파트너스의 데이비드 맥코맥 헤드는 "채권 트레이더들이 매우 힘든 몇 년을 뒤로하고 작년은 좋은 해가 됐다"면서도 "유달리 많은 보수를 받아왔던 이들은 사업 부진 속에 10년간 보상 수준도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채권 트레이더는 한때 월가의 왕으로, 대규모의 위험한 베팅에 나서며 수백만달러의 보상을 챙겨갔었다. 이들의 위세는 1980년대 '허영의 불꽃(Bonfire of the Vanities)에서부터 최근의 '빅쇼트'까지 여러 책에서 상세히 소개됐다.

금융위기가 터지며 상황은 달라졌다.

은행 내 통제 불가의 '리스크 테이킹'이 위기에 일부 원인이 됐고, 이에 따라 새로 나온 규제책은 업계에 영향을 미쳤다.

세계 중앙은행은 시장 내 변동성을 줄였고, 대형 헤지펀드는 인덱스 펀드를 이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문을 닫게 됐으며 은행의 고객 명단도 줄게 됐다.

채권 트레이딩은 회사채와 국채, 모기지, 통화, 원자재 등을 포함하며 월가에서 여전히 가장 큰 단일 사업 부서다.

CNBC는 "오랜 기간 이들의 수익은 줄었고, 긍정적인 한 번의 실적만으로 그것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서치 기관 코얼리션에 따르면 글로벌 대형 은행의 채권 수익은 지난 2018년 기준 640억달러로, 지난 2009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채권 트레이딩 분야는 주식과 비교하면 자동화 흐름에서도 강한 저항을 보였었다. 채권에서도 언젠가는 자동화 거래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실제 런던의 알고리즘 트레이딩 기관인 XTX마켓은 외환 트레이딩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성장했다.

맥코맥 헤드는 "(채권 트레이더는) 모두 연간 500만~600만달러를 벌었던 사람들"이라며 "그때 당시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ywkw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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