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이 별세한 19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 아산병원에는 롯데가(家)를 중심으로 늦은 저녁부터 조문이 시작됐다.

20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공식 장례 일정은 전일 오후 7시께부터 시작됐다.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녀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막내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 4명의 자녀와 2명의 며느리가 조문객을 맡았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빈소를 열기 전 대기실에서 단둘이 장례 절차 등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015년 7월부터 롯데그룹 경영권 다툼을 벌였다. 그간 소원했던 두 사람은 신 회장에 대한 국정농단 경영비리 재판 2심 선고가 있었던 2018년 10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재회했다.

두 형제는 오후 8시 20분께 동시에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빈소로 입장해 눈길을 끌었다.

신 명예회장의 부인 시게미츠 하츠코 여사는 오후 9시께 검은색 상복 차림으로 빈소를 찾았다.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는 친오빠 서진석 전 유기개발 대표 부부와 함께 밤 11시 10분께 빈소를 찾아 잠시 머물다 간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의 딸 유미 씨는 동행하지 않았다.

범롯데가 일가족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신 명예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가족이 오후 8시 넘어 빈소를 찾았다. 신 전 이사장은 두 형제와 함께 신 명예회장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신 명예회장 생전에 불화가 잦았던 형제들도 장례식장을 찾았다.

고인의 넷째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과 여동생인 신정숙 씨 내외도 이날 빈소에 나타났다.

신준호 회장은 큰형인 신 명예회장과 토지 소유권 분쟁을 벌이면서 사이가 멀어졌고 2007년 롯데우유가 그룹에서 분할되자 사명을 푸르밀로 교체했다.

동생 신춘호 농심 회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아들인 신동원 농심 부회장과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이 대신 빈소를 지켰다.

신춘호 회장은 한국에서의 라면 사업을 두고 신 명예회장과 갈등을 빚다 사명을 농심으로 바꾸고 수십 년 동안 왕래를 끊어왔다.

신준호 회장의 사위인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과 조카사위인 조용완 전 서울고법원장 등도 늦은 밤 조문을 마쳤다.

롯데그룹에서는 민형기 롯데 컴플라이언스 위원장과 이철우 전 롯데백화점 대표, 강희태 유통 사업부문(BU)장, 이봉철 호텔 BU장, 김현식 롯데호텔 대표,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 등 전·현직 임직원들이 서둘러 장례식장을 찾았다.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은 "병세는 있었지만 금방 돌아가실 줄은 몰랐다. 안타깝고 애통하다"고 말했다.

송 부회장과 함께 장례위원장을 맡은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는 "신격호 명예회장은 적당주의를 싫어했으며 항시 현장에 가 봤는지 묻던 모습이 생생하다"고 회고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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