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만년 적자를 이어오던 하이트진로의 맥주 사업이 '테라 돌풍'에 5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6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천193억원과 394억원으로 예상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 영업이익은 123.8% 급증한 수치다.

실적 호조의 비결은 지난해 3월 출시한 테라 흥행이다.

테라는 지난해 말까지 약 4억6천만병이 팔렸다. 성인 1인당 10병을 마신 셈이자 초당 19.2병 판매된 것이다.

출시 5개월 여 만에 2억병을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판매 속도가 3배가량 빨라졌다.

테라는 지난해 11월에 연 판매 목표의 2.5배 이상을 판매하며 하이트진로 맥주 부분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여기에 뉴트로 열풍을 타고 진로이즈백의 흥행까지 이어지면서 시장에선 하이트진로의 연간 매출이 2조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맥주 사업은 과거 하이트진로의 주력 사업이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하이트맥주로 시장을 장악하며 2006년 시장점유율 60%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진로 합병에 따른 맥주 사업 집중도 하락 등으로 2011년 오비맥주의 카스에 1등 자리를 내줬고 지난해 초반 시장점유율이 기준 30% 중반대까지 하락했다.

하이트진로 전체 매출에서 맥주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5년간 10%포인트 가까이 감소했고, 손익 부분에서도 2014년 225억원, 2015년 40억원, 2016년 217억원, 2017년 289억원, 2018년 203억원 등 적자 행진을 이어왔다.

하이트진로 내부에서는 이르면 올 상반기 맥주 사업에서 흑자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테라 출시 이후에도 초기 마케팅 비용 증가로 지난해 3분기까지 40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지만, 올해는 지난해만큼의 비용 투입 없이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맥주 사업 부문에서 4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 맥주 부문은 지난해 2분기를 기점으로 가동률 상승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면서 "테라의 판매 호조가 지속되고 있어 올해 맥주 매출이 2013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한다고 가정한다면 맥주 영업이익은 6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맥주와 소주에서 각각 이익 창출이 가능해지면서 수익성에 기대가 높아지자 하이트진로 주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하이트진로 주가는 3만2천350원(17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주에만 18.2% 올랐다.

JP모건은 지난 13일 홍콩 증시에 상장된 버드와이저 APAC에 대해 쓴 보고서에서 한국에서의 버드와이저 인기가 좋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테슬라(테라+참이슬)' 열풍을 꼽기도 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테라 인기는 물론 진로이즈백까지 시너지 판매를 이뤄냈고, 일본 제품 불매운동 반사 수혜에다 가격 인상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하이트진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면서 "지금은 하이트 감소 물량을 테라로 상쇄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지방 판매 확대 등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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