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 경제 지표의 양호한 흐름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미 국채 가격은 경제지표 호조세가 이어진 데다, 20년물이 발행될 것으로 보여 하락했다. 달러 가치는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주요국 경제지표가 혼재되면서 향후 원유 수요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소폭 상승 마감했다.

미국의 지표 개선 흐름이 이어져 사상 최고치 수준의 증시에 꾸준히 상승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미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해 12월 신규 주택 착공 실적은 전월 대비 16.9% 급증한 160만8천채를 기록했다. 2006년 12월의 164만9천 채 이후 가장 많았다. 뚜렷한 주택 경기의 회복 흐름을 나타냈다.

다른 지표도 시장 예상 부근으로 나오며,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하지는 않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발표한 12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3% 감소해 다소 부진했지만, 시장 예상에는 부합했다.

특히 제조업 생산이 0.2% 증가하며 회복세를 이어간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12월 산업생산의 부진은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 유틸리티 생산이 대폭 줄어든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1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99.1로, 전월 확정치인 99.3에서 하락했다. 시장 전망 99.5를 소폭 밑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하지만 소비가 견조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란 점을 보여주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지난해 11월 채용공고도 680만 명으로 2018년 2월 이후 약 2년 만에 최저치로 줄었지만, 여전히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의 수보다는 아주 많다는 평가다.

12월 중국의 산업생산이 시장 예상을 대폭 상회하는 등 중국 지표도 나쁘지 않았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0.46포인트(0.17%) 오른 29,348.1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2.81포인트(0.39%) 상승한 3,329.6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1.81포인트(0.34%) 오른 9,388.94에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1.82% 올랐다. S&P 500 지수는 1.97%, 나스닥은 2.29% 상승했다.

시장은 주요국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등을 주시했다.

소매판매에 이어 주택착공 등 미국의 지표 개선 흐름이 이어져 사상 최고치 수준의 증시에 꾸준히 상승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 지표도 나쁘지 않았다.

중국의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6.1%를 기록했다. 1990년 이후 2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최근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는 양호했다. 12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6.9% 늘어 시장 예상 5.9% 증가를 대폭 상회했다. 소매판매도 8% 늘어 예상을 웃돌았다.

지난해 전반적으로 중국 경제가 부진했지만, 최근 흐름은 개선 조짐을 보인다는 기대가 강해졌다.

기업들의 실적이 우려보다 양호한 점도 증시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까지 S&P 500 기업 중 8% 이상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 중 72%가량이 기대보다 양호한 순익을 기록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스테이트스트리트 등도 예상보다 나은 성적을 내놨다.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0.66% 내린 것을 제외하고 전 업종이 올랐다. 기술주는 0.74% 상승했고, 커뮤니케이션도 0.9% 올랐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UBS의 지오프리 유 영국 담당 대표는 "중국 경제 둔화가 바닥을 쳤는지를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최근 지표는 미·중 무역분쟁의 부분적인 해결에 따른 글로벌 경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낙관적인 기대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잔에 물이 반밖에 없다고 보는 것보다는 반이나 찼다고 보는 시각"이라면서 "상황이 훨씬 더 나빴을 것이란 인식이 일반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1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16.1%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79% 하락한 12.1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5bp 오른 1.834%를 기록했다. 이번 주 0.9bp 올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재무부가 20년물 국채를 올해 상반기에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혀 공급 증가 전망에 장기물 위주로 하락했다.

전일 소매판매에 이어 주택착공, 산업생산 등 주요 경제지표도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강화해 국채 값에 부담을 줬다.

미 재무부는 국내총생산(GDP)의 5%에 육박할 정도로 불어난 연방 적자를 메우기 위해 올해 상반기 20년물 쿠폰 명목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년물이 올해 발행되면 34년 만에 첫 발행이 된다.

그동안 50년물, 100년물 등의 제안도 있었지만, 재무부는 20년물을 선택했다. 발행 시점은 상반기로 정해졌지만, 더 자세한 내용은 2월 5일 재무부의 분기 리파이낸싱 관련 기자회견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략가들은 20년물이 이르면 5월에 거래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시장 초가에는 적응을 위해 다소 할인돼 거래될 수 있지만, 수요는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성명서에서 "납세자들에게 가능한 가장 적은 부담을 주기 위해 정부의 자금 조달을 모색하고 있다"며 "다른 가능성이 있는 국채 등에 대한 평가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연기금, 보험사 등을 포함한 국내 투자자들이 장기 부채와 자산을 매치시키려 노력하기 때문에 장기물에 강한 국내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많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인 수 조달러의 국채 환경을 맞이하고 있는 점도 미 장기물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다.

이전에 발행된 30년물 국채 기준으로 보면, 20년 만기 국채 발행은 2.15% 정도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20년물 국채 발행으로 수익률 곡선의 장기물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채권투자자들이 더 수익률이 높은 자산 쪽으로 포지션을 잡게 돼 10년과 30년 국채수익률 상승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펜 뮤추얼 에셋의 쥐웨이 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재정적자는 1조 달러에 이를 것이어서 국채 공급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를 예상하고 있었지만, 재무부의 자금 수요가 통상 커지는 연말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채수익률은 잠잠한 인플레이션 기대로 잘 유지돼 왔다. 오는 28~29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완화적인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포트 글로벌 홀딩스의 톰 디 갈로마 국채 트레이딩 대표이자 매니징 디렉터는 "리스크 온 무드에 매도세가 나오지만, 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7~1.9%의 타이트한 범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채권 분석가들은 "2018년 이후 연준이 금리 랠리에 크게 기여했다"며 "연준이 보류하면 국채 레인지를 깨기 어렵고, 어떤 지표가 큰 폭의 깜짝 놀라움을 준다 해도 횡보세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투자자들은 지난해 기록적인 자금 유입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계속해서 채권 펀드에 자금을 넣고 있다"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149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139엔보다 0.010엔(0.01%)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093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379달러보다 0.00449달러(0.40%)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2.18엔을 기록, 전장 122.67엔보다 0.49엔(0.40%)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33% 상승한 97.614를 나타냈다. 이번 주 0.26% 올랐다.

이날 미국 경제지표도 시장 예상을 웃돌아 달러는 강세를 이어갔다.

미국 12월 신규 주택착공이 2006년 12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고, 12월 산업생산은 0.3% 감소했지만, 시장 예상에는 부합했다.

전일 소매판매도 증가세를 이어가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졌다. 유로존 경제 지표 등이 희미한 회복 신호를 나타내지만, 미국 경제의 상대적 강세가 돋보여 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

CIBC 캐피털 마켓의 바이판 라이 외환 전략 북미 대표는 "지난 이틀간 꽤 좋은 지표가 나왔다"며 "소비자와 가계 건전성에 관해 연준이 약간 우려했지만, 전일 소매판매와 이날 주택지표는 당분간 이런 공포 일부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필 호간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를 비판하고, 미국이 추가로 유럽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보복하겠다고 말하는 등 미국과 EU의 무역긴장이 우려돼 유로는 달러에 0.40% 하락했다.

MUFG의 데렉 할페니 분석가는 "향후 1~2주 내 해결책이 없다면 미국과 EU의 무역 긴장이 빠르게 고조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6%의 성장률을 이어가 안도감을 줬다. 다만 투자와 수요가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해 올해 중국이 더 많은 부양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시장의 광범위한 기대도 이어지고 있다.

역외 중국 위안화는 상승세를 이어가 달러 대비 최근 6개월 동안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MUFG의 리 하드만 외환 전략가는 "2019년 전체 중국 성장률은 29년 만에 가장 낮았지만, 12월 지표는 중국 경제가 강하게 마무리했다는 신호"라며 "중국 경제는 2020년에 회복의 주요 주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안다의 크래이그 얼람 선임 시장 분석가는 "미국과의 1단계 무역 합의가 중국 경제에 걸려있던 불확실성이라는 구름을 제거했다면, 간밤 중국지표는 낙관론의 일부 근거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파운드는 12월 영국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과 달리 감소해 달러에 0.47% 내렸다.

DWS의 울리케 카스텐 분석가는 "연준과 ECB 등 주요 중앙은행들이 올해 통화정책을 바꾸지 않는다면 10년물 미국과 독일 국채수익률 스프레드의 영향력이 줄 것"이라며 "2018년과 마찬가지로 미국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는 "글로벌 성장세가 반등하고, 연준의 금리 인하 위험이 줄어들어 달러가 강해질 것"이라며 유로-달러가 단기적으로 1.10달러대를 내줄 것으로 예상했다.

UBS는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은 장기적으로 유로에 긍정적일 것"이라며 1.10달러대 아래에서는 유로의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02달러(0.03%) 상승한 58.5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0.9% 내렸다.

원유시장 참가자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경제 지표와 글로벌 원유 수급 상황에 대한 전망 등을 주시했다.

중국의 지난해 성장률이 29년 만에 최저치인 6.1%에 그친 점이 향후 원유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

다만 성장률이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고, 12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등 최근의 지표들이 양호한 만큼 경기가 반등 조짐을 보인다는 반론도 팽팽하다.

미국에는 전일 소매판매 지표가 호조를 보인 데 이어 지난 12월 신규주택 착공 실적이 약 17% 급증하는 등 양호한 지표 흐름이 이어졌다.

다만 12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3% 감소하는 등 다소 부진한 지표도 있었다.

최근 따뜻한 겨울 날씨로 인해 난방유 수요가 크게 줄어든 점도 원유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난방유 수요 부진으로 원유를 정제해 판매할 때 발생하는 이익도 큰 폭 떨어진 상황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합의를 준수한다고 해도 회원국 원유에 대한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유가가 최근 큰 폭 떨어진 데 따른 저점 인식도 적지 않지만, 이처럼 향후 수요가 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지속하면서 인상적인 반등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관련해서도 향후 실제 이행 여부 등에 대한 회의론도 꾸준히 제기된다.

WTI는 특히 이날 미국의 원유 채굴 장비 수가 큰 폭 늘었다는 소식이 나온 이후로는 빠른 반락 흐름을 나타내기도 했다.

베이커휴즈는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는 전주보다 14개 늘어난 673개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3주 연속 감소했던 데서 증가로 전환됐다.

원유 채굴 장비의 증가는 향후 미국 내 산유량 증가 전망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유가가 강한 상승 압력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바트레이드의 나임 아슬람 수석 시장 분석가는 "중국의 GDP 숫자는 중국의 성장에 관해 강한 그림을 제시하지 못한다"면서 "이는 향후 몇 주간 유가의 큰 폭 상승은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바닥을 다지는 움직임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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