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약 8개월만에 110엔대를 회복했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면서 그간 엔화 매수의 원인이 돼온 미·중 무역갈등이 누그러질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수준에서 일본 개인 FX 투자자인 와타나베 부인들이 대거 달러 매도에 나섰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달러-엔 환율이 상단에 가까워졌다는 인식 때문이라며, 이와 같은 와타나베 부인들의 움직임이 달러-엔 환율 범위를 더욱 좁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이타메닷컴에 따르면 지난 16일 투자자들의 포지션은 달러 매도 우위로 전환됐다. 달러 매수·엔화 매도 포지션보다 달러 매도·엔화 매수 포지션이 커진 것이다.

외화 매수·엔화 매도를 선호하는 FX 투자자들이 달러를 매도하는 일은 잘 없어 이례적인 움직임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와타나베 부인들의 달러 매도는 작년 11월 하순부터 늘어나는 모습으 보였다.

니혼게이자이는 엔화 가치가 109엔대로 하락(달러-엔 환율 상승)하고 이후 110엔대에 근접하는 움직임을 보이면 달러 매도·엔화 매수가 확대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일주일간 달러 매도가 20억 달러 정도로 늘어나는 경우도 두 번이나 있었다.

신문은 일주일간 20억 달러 규모의 달러 매도가 나온 경우는 지난 5년간 5번에 그쳤다고 전했다. 와타나베 부인들이 그야말로 달러 '폭풍 매도'에 나선 것이다.

신문은 엔화가 역사적인 수준으로 교착 시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그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작년 달러-엔 환율의 변동 폭은 7.94엔으로 변동환율제가 시작된 1973년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을 기록했다.

실질적인 환율 변동폭은 더 작았다고 볼 수 있는데, 7.94엔이라는 수치에는 작년 초 달러-엔이 일시적으로 104엔대로 급락했던 경우가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작년 월별 엔화의 고가·저가 평균치를 계산해보면 고가는 107엔, 저가는 110엔 정도로 집계됐다. 매우 좁은 범위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된 와타나베 부인들이 초조함을 느껴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가이타메닷컴종합연구소의 칸다 다쿠야는 "달러 가치가 레인지 상단에 접근하고 이를 돌파할 조짐을 보이면 투자자들은 좀처럼 잘 없는 이익확정 기회로 보고 일시에 매도를 늘려버린다"고 말했다. 바로 이 점이 최근 와타나베 부인의 대규모 달러 매도의 본질이라는 얘기다.

신문은 엔화 움직임이 너무 조용해서 시세가 조금이라도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면 투자자들이 즉시 이익을 확정한다고 전했다.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적어 투자자들의 정신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반대로 환율이 불리한 방향으로 움직여도 곧바로 손실 확정에 나선다.

신문은 이와 같은 행동들이 결과적으로 시장의 움직임을 계속 제한한다고 분석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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