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뒤늦게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삼성전자의 인사 핵심 키워드는 '안정 속 변화'로 풀이된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다수의 임원들이 국정농단 등의 재판으로 여전히 어수선한 상황인 데다, 반도체 경기 침체 등 대외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경영환경이 악화하고 조직 활력도 약화한 것을 극복할 필요가 있었다는 점을 반영한 결과다.

삼성전자는 20일 승진 4명, 위촉업무 변경 5명 등 총 9명 규모의 2020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인 김기남 부회장과 소비자가전(CE) 부문장인 김현석 사장, IT·모바일(IM) 부문장인 고동진 사장 등 3인의 대표이사 체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위촉업무 변경으로 변화를 줬다는 점이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국정농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데 따라 베테랑 부문장들을 유임시키며 안정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또 과거 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총괄했던 이인용 사회공헌업무 총괄 고문을 대외협력(CR) 담당 사장에 임명하며 대외 소통 업무를 맡겼다.

이 사장은 2017년 11월 후선으로 물러난지 2년3개월만에 다시 전선으로 뛰어들게 됐다.

50대 사장단을 대거 전진배치해 세대교체 바람을 불러일으킨 점도 특징이다.

먼저 IM 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인 노태문 사장이 스마트폰사업을 총괄하는 무선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무선사업부장을 겸임했던 고동진 사장은 IM부문장만 담당한다.

DS 부문장 겸 종합기술원장을 맡고 있던 김기남 부회장은 종합기술원장 자리를, 김현석 CE 부문장 겸 생활가전사업부장 겸 삼성리서치장은 생활가전사업 부장 자리를 각각 내려놓았다.

세대교체 바람은 전진배치된 사장단의 연배에서도 드러났다.

노태문 사장은 52세로 2018년 12월 만 50세 사장으로 승진한 지 1년여 만에 다시 중책을 맡게 됐다.

삼성전자는 노 사장이 52세의 젊은 리더로서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참신한 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다.

노 사장이 무선사업부장을 맡게 되면서 후속 임원인사에서 무선사업부 50대 중·후반 임원이 대부분 물러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사 사장 승진자의 평균 나이도 57.2세로 젊은 편이다.

박학규 신임 DS 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은 56세며,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사장은 57세, 전경훈 IM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과 황성우 종합기술원장 사장은 58세다.

삼성전자는 "50대 초반 젊은 사장에게 사업부장을 맡겨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고 기술 기반의 시장 리더십을 지속해서 강화하게 했다"며 "경영 전반의 폭넓은 경험과 전략적 사업 능력을 중시해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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