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타계를 애도하며 "관광과 문화로 한국의 미래를 그렸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허 회장은 20일 발표한 추도사에서 "신격호 회장은 자원이 부족한 이 땅에서 나라의 새로운 산업으로 관광과 문화를 일으켰다"며 "단순히 문화유산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볼거리를 직접 만드는 관광 입국에 뜻을 뒀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수준의 호텔과 백화점을 만들고 당시 세계 최대규모의 실내 테마파크를 세웠다"며 "선구적인 안목과 헌신을 인정받아 관광 분야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고 했다.

또 "문화와 스포츠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며 "직접 스포츠 구단을 만들고 뛰어난 선수들을 길러냈다. 선수들의 열정에 공감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뒤돌아봤다.

이어 "어려웠던 시절 바둑, 권투 등 싹트기 시작하는 종목에 대한 적극적인 후원으로 우리 선수들은 세계 정상으로 발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그는 "먹거리와 볼거리가 부족하던 70년대였다. 국민들이 더 좋은 음식, 더 다양한 문화를 겪어야 행복해진다며 식품, 관광 산업의 발전을 이끌었다"며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선진 문물을 도입해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였다"고 했다.

이어 "소비의 개념도 생소하던 시절이었다"며 "더 많은 국민이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나라의 혈관인 유통 동맥을 손수 이었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한국의 경제 발전을 전 세계에 알렸던 86아시안게임, 88 서울 올림픽에도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며 "외환위기로 고통받던 시절, 대규모 외자도입으로 한국 경제에 숨통을 틔워 주고 사유재산을 기업에 보태 경제를 구하는데 발 벗고 나섰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생전에 이룬 많은 사업이 모두 사람의 즐거움에 기본 바탕이 있었음을 이제야 깨닫는다"고 토로했다.

허 회장은 "돌이켜보면 신 회장은 한국 경제의 신화와 같은 존재였다"며 "1967년 황무지와 다름없던 이 땅에 처음으로 기업을 세우고 끊임없는 도전과 불굴의 의지로 세계적인 그룹을 일궜다. 가장 가난했던 선진화된 삼차 산업을 일으켜 세계가 가장 부러워하는 부강한 나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신 회장이 걸었던 길은 국민에게 즐거움을 전하며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아름다운 여정이었다"며 "신 회장이 꿈꾼 높은 뜻이 우리나라 최고의 타워에 머물러 있듯 그 길 또한 영원토록 이 땅에 남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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