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의논해서 결정할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이민재 기자 =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남긴 1조원대 유산이 사회에 환원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언이 나와 관심을 끈다.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은 20일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인이 생전에 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신 것을 가족들이 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황 부회장은 "재산 상속 문제는 차후 상속을 받으시는 분들끼리 의논할 것이고, 사회에 환원할지도 가족끼리 의논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부회장은 송용덕 롯데지주 공동대표와 장례위원장을 맡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은 지난해 1분기 기준 국내에서 롯데지주 지분 3.10%와 롯데칠성음료(1.30%), 롯데쇼핑(0.93%), 롯데제과(4.48%) 등의 상장사 지분을 보유했다.

비상장사인 롯데물산 지분 6.87%까지 합치면 시가로 3천억원가량이다.

아울러 신 명예회장은 4천500억원대로 추정되는 부동산 인천시 계양구 목상동 골프장 부지를 소유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광윤사 지분 0.83%, 일본 롯데홀딩스 0.45%, 패밀리 10%, 롯데그린서비스 9.26%, LSI 1.71%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모두 비상장사다.

업계에서는 신 명예회장의 재산을 모두 합치면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 명예회장의 재산 관리는 2017년부터 한정후견인(법정대리인)으로 확정된 사단법인 선이 맡아오고 있다.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한정후견은 종료되고 법에 따라 재산 상속 절차가 시작된다.

신 명예회장의 유언장이 있다면 그에 따라 재산 상속이 이뤄지게 된다.

황 부회장은 "유언을 남기셨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015년 경영권 분쟁으로 사이가 요원해진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홀딩스 부회장이 빈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를 묻는 말에 황 부회장은 "옆에 나란히 앉아 계시니 교감하지 않겠습니까"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더 나아가 '화해의 물꼬가 트였다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황 부회장은 신 명예회장을 회고하며 한·일 양국에서 기업을 일으킨 창업 1세대 경영인으로서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70년대 신 명예회장이 롯데쇼핑 사업을 시작하셨을 당시 국내 외국인 직접 투자의 70% 정도가 롯데가 일본서 한국에 가져온 것이었다"면서 "일본에서 롯데를 설립해 모아온 돈의 2.5배를 한국에 투자하셨고, 이는 대단한 도전의 역사"라고 평가했다.

이어 "고인은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부분에 대해서는 장래성이 있다고 판단하셨고, 장기적으로는 롯데라는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역할을 했다"면서 "롯데월드타워 역시 그런 관점에서 역작을 남기고 싶어하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황 부회장은 "고인은 '일하는 방식은 몰라도 되지만 열정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신을 강조했다"면서 "창업주가 남겨주신 소중한 유산을 잘 이끌고 가 글로벌 롯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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