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지지부진한 지방 저축은행 인수합병(M&A)이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M&A 규제완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덕분이다.

21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현재 M&A시장에서 매각을 추진 중인 주요 저축은행은 민국·OSB·스마트·DH·솔브레인·대원·머스트삼일·유니온 저축은행 등이다.

이들은 수년째 매각을 추진 중이거나 한 차례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미끄러지면서 매각을 재도전하는 상황이다.

민국저축은행과 OSB저축은행을 제외하고는 지방에 거점을 두고 있는 저축은행이 다수다. 제조업 침체로 지역경기가 나빠지면서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들의 매각은 서울과 수도권을 거점으로 한 저축은행에 밀리고 있는 셈이다.
 

 

 

 


씨티젠은 지난해 7월 서울에 거점을 둔 라이브저축은행(옛 삼보저축은행)은 삼보의 대주주인 태일의 주식을 사들이는 우회 방식으로 금융당국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피해 인수에 성공했다.

하지만 경북권에 거점을 둔 대원저축은행은 대원저축은행 주식 100%를 직접 인수하는 정공법을 택하고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지연되자 이를 철회했다.

호남에 거점을 둔 스마트저축은행은 스마트투자파트너스가 주식취득 승인 시한 내에 대주주 적격 승인을 받아내지 못하면서 매각이 미끄러졌다.

저축은행업계는 저축은행 간 M&A 규제가 완화되면 지방 저축은행 M&A도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업권역을 넓히고 싶은 대형 저축은행의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눠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을 해야 한다. SBI저축은행은 경남권, OK저축은행은 경기·인천권과 경북권, 웰컴저축은행은 전라권과 경북권, JT친애저축은행은 경북권과 경남권에 영업망이 아직 없다.

 

 

 

 

 

 

 





그동안 대형 저축은행은 저축은행 간 M&A 규제로 영업권을 확대하기 힘들었다. 특히 저축은행의 저축은행 소유 금지, 동일 대주주의 3개 이상 저축은행 소유 금지, 영업구역 확대되는 합병금지 등의 규제가 발목을 잡아왔다.

실제로 일본계 J트러스트 그룹은 지난 2016년 DH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했지만, 서울과 경기권에 각각 JT친애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을 보유하고 있어 대주주 적격성 심사 사유에 결격사유가 있다는 금융당국 판단에 따라 불허된 바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대형 저축은행들은 규제 때문에 M&A 자체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지역 네트워크를 넓히면 기업 이미지 제고 등 비대면으로 불가능한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축은행에 정기예금 등 큰돈을 맡기는 건 주로 오프라인으로 예금이나 대출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장년층"이라며 "나오는 매물 자체도 소형 회사라 자금적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M&A규제를 일부만 완화한다면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같은 대주주가 3개 저축은행을 가질 수 있게 완화해준다고 하더라도 영업 구역은 확대하지 못한다고 하면 지점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저축은행을 인수할 유인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hrs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7시 3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