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하나금융지주가 교직원공제회의 자회사인 더케이손해보험을 1천억원 안팎의 가격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르면 1분기 내로 하나금융투자에 대한 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추진하는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전일 이사회를 열고 더케이손보 지분 70%를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인수가는 1천억원 내외다.

하나금융은 가격 등 인수 조건을 더케이손보 측에 전달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지난 2003년 한국교직원공제회가 100%를 출자해 설립된 더케이손보는 자동차보험 전문회사로 출범한 지 10년 만에 종합손해보험사로 승격됐다. 2018년 말 기준 자산규모는 8천140억원이다.

자산규모로만 따지면 업계 하위권이지만 가입자 상당수가 교직원인데다 종합손보사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하나금융의 더케이손보 인수 결정은 그룹 포트폴리오에서 비은행 부문 비중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은 은행과 증권, 카드, 생명보험, 저축은행 등 계열사를 갖고 있지만 손보사는 갖고 있지 않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오는 2025년까지 비은행 계열사 이익 비중을 그룹 전체의 30%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재 하나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이익 비중은 약 20% 초반이다.

이와 함께 하나금융은 하나금투에 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1분기 내 추진할 계획이다.

하나금투의 지난 3분기 기준 자기자본은 3조4천396억원(별도 기준)으로, 5천억원 규모의 증자가 이뤄지면 초대형 투자은행(IB)의 핵심 업무인 발행어음 사업을 하기 위한 자기자본 요건 4조원을 충족시킬 수 있다.

앞서 하나금융은 2018년 3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하나금투에 1조2천억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국내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나선지는 오래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은행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탈피해 새로운 수익 구조를 찾으려는 취지에서다.

KB금융지주는 LIG손해보험을 인수하며 손보사 포트폴리오를 확충한 데 이어 지난 주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작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1천464억원,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도 515.0%에 달해 수익성과 건전성을 갖춘 '알짜 매물'로 평가받고 있다.

연이은 자본확충으로 약 6조원 가량의 실탄을 챙긴 우리금융지주도 인수합병(M&A) 매물을 꾸준히 살펴보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캐피털과 저축은행 등 중소형 M&A 뿐만 아니라 증권이나 보험 등으로의 포트폴리오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앞서 신한금융지주도 지난해 생명보험사인 오렌지라이프와 부동산 신탁사 아시아신탁을 잇따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는 추가 M&A를 물색 중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는 전략적 M&A를 경계 없이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예경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 은행업은 성숙 단계에 접어들어 성장의 여지가 크지 않고 가계대출 규제 등 정부 정책 영향으로 사업 기반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투자 여력이 큰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향후 대형 M&A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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