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이 말한다-②] 대출자산 4%대 늘린다…집값 전망은 '혼선'
[은행장이 말한다-②] 대출자산 4%대 늘린다…집값 전망은 '혼선'
  • 이재헌 기자
  • 승인 2020.01.2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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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20주년 신년 인터뷰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내 은행장들이 금융당국의 규제와 이자수익을 모두 놓치지 않겠다고 올해 다짐했다. 비이자이익 확대라는 큰 방향 전환 전에 기초체력인 대출자산을 4%대로 늘릴 방침이다. 법인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영업을 강화해 상생을 꾀할 예정이다.

은행의 자금이 주택으로 흘러 들어가는 상황을 정부가 방치하지 않는 만큼 집값은 급등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주택시장의 세분화·양극화가 진행되고 전망의 혼선이 심해지면서, 은행장들은 주택담보대출 축소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놓칠 수 없는 이자 이익…대출자산 4%대 성장 전망

21일 연합인포맥스가 국민·신한·우리·KEB하나·기업·농협·수협·SC제일·씨티은행 등 주요 은행장들 대상으로 실시한 신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각 은행의 원화대출 증가율 전망으로 4~4.5%를 가장 많이 응답했다. 8개 은행 중 4곳이 이 구간을 꼽았다. 농협은행이 5.0~5.5%로 가장 긍정적으로 봤고 신한은행과 수협은행이 4.5~5.0%를 예상했다. 씨티은행은 4% 미만으로 보수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금리가 낮은 만큼 성장률이 다소 부진해도 금융당국이 목표하는 대출 증가율(4%대) 안에서는 수요가 있다고 은행장들은 판단했다. 경기가 회복된다면 당국의 자금공급 방향에 맞춰 기업 수요에 주목할 것을 시사했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정책당국의 주택시장 안정에 대한 의지, 인터넷은행 성장에 따른 경쟁 심화 등의 영향이 반영돼 가계여신의 양적 성장은 한계가 있을 것이고 공공부문의 대출 증가도 제한적일 것이다"며 "정부의 혁신금융 등 정책에 부응하여 미래성장산업 등 유망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지속해 나가고 서민 등 취약계층 및 농업인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여 농협은행의 사회적 역할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의 수출 환경이 개선되는 등 경기가 다소 회복될 것이라고 보는 의견이 있어 올해 역시 거시 경제 환경 변화를 긴밀히 모니터링하는 가운데 자금 소요가 있는 적재적소에 자금을 공급하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경기둔화 전망에도 불구하고 저금리 시장환경에 따른 낮은 대출로의 전환, 주택 관련 대출수요(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외에도 생활안정자금에 대한 수요로 지속적인 증가세가 예상된다"며 "수익의 다변화와 부실증가 우려에 대한 선제적 관리 등을 통해 건전성 제고가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허인 국민은행장 "올해 원화대출 성장률은 4.5% 내외로 가계는 4%보다 다소 낮은 수준, 기업은 약 5% 수준을 전망하나, 가계대출 및 주택 관련 정부 추가대책과 대내외 환경변화에 따라 하향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기(中企) 고객에 집중…금융이 상생 선도

대출자산 증가율을 이끄는 핵심 고객은 법인 중소기업이라고 8개 은행장이 입을 모았다. 개인 자영업 성격이 강한 소호(SOHO·small office home office)에도 7개 은행이 집중할 뜻을 내비쳤다. 가계신용에도 소홀히 하지 않을 테지만(5개 은행), 대기업·주택담보대출·공공부문은 추가 성장에 비중을 두지 않았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우리은행장 겸임)은 "가계대출 성장 둔화 및 정부의 혁신금융 강화 등 기업 대출 활성화 정책으로 중소기업 대출이 확대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기술 금융 지원 및 정부정책지원대출 등 중소기업대출 위주 증대하고, 가계 부분도 규제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시장보다는 신용대출 및 전세대출 증대를 통한 포트폴리오 개선을 병행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혁신금융과 연계해 기술력과 미래 성장성이 높은 기업, 소재·부품·장비 등 정책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는 업종 영위 기업 등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자금 지원을 해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IP 담보대출 등을 통해 담보는 부족하지만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 유망 스타트업 등 성장성이 우수한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계획을 준수하는 선에서 서민 등 실수요자 위주의 자금지원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이동빈 수협은행장은 "중견기업대출 확대를 통한 적정 자산포트폴리오 구축과 소매여신한도시스템 개선 및 비대면평가모형 개발 등을 통한 신용대출을 확대할 것이다"고 말했다.

◇집값 현상 유지 3명 vs 하락 2명 vs 상승 3명

8개 은행장의 집값 전망을 종합하면 결국 보합세라는 결론이 도출됐다.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는 응답(농협·씨티·수협) 속에 완만한 상승(신한·하나), 완만한 하락(우리)이 비슷했다. 국민은행은 방향성 예측을 피하면서 거래량 안정세로 대답을 대신했고 SC제일은행은 완만한 상승과 하락에 모두 답하며 양극화 진행을 강조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올해 부동산 시장도 2019년 하반기와 유사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며 "서울 및 수도권의 소폭 상승이 예상되고 지방은 다소 하락해 양극화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어 "새 아파트 선호현상, 청약 대기수요 증가, 보유세 부담 등으로 매수세가 줄어들면서 관망세가 지속하고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의 영향으로 수요의 위축과 보유세 부담 증가에 따른 다주택자의 매물들이 나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부동산 가격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던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가 금년에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서울·수도권의 주택시장의 상승세는 유지될 것이지만, 과거 상승폭이 컸던 서울에 비해 수도권 비규제지역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울은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의 영향에 따른 관망세 전환으로 상반기 약보합 양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전반적으로는 부동산 규제 및 높은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거래량 및 상승폭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수도권에 집중된 규제정책의 풍선효과, 공급의 안정 추세 등 지방 주택시장의 긍정적인 영향 요소들로 인해 지방의 회복세가 눈에 띄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강남권 초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 및 보유세 급증으로 연내 매도 매물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강남권 중심으로 고가 주택이 약세로 전환할 수 있지만, 임대사업자 등록 등으로 매물이 급증할 가능성이 낮아 완만한 조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집값이 보합일 것으로 판단한 은행장들은 거래량 감소에 동감하며 규제와 실수요, 지방을 중심으로 한 개발 계획 등에 주목했다. 정부의 규제가 효과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을 대부분 같이했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주택 가격의 지역·물건별 차별화가 심해질 것으로 진단하며 "9억원 및 15억원 이하의 주택가격은 완만한 상승세, 15억원 초과 주택과 재건축 주택 등은 완만한 하락 조정을 거칠 것이다"며 "장기적으로는 풍부한 유동성, 신규 공급물량의 부족 및 전세가격 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강력한 주택시장 안정화 의지 등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담대 결국 축소"…여신 관리 변화 예고

주택시장의 관망세는 은행들 주택담보대출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는데 은행장들의 이견이 없었다. 신용대출과 임대업 대출의 동반 위축을 감수하며 이를 여신 관리 변화의 기회로 삼겠다는 포부를 강조했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고가주택 담보인정비율의 축소 및 초고가 주택의 대출 금지는 일정 수준의 주택담보대출시장 축소를 가져올 것이고 고가주택 보유 주담대 차주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관리 강화로 해당 차주의 신용대출 등은 한층 어려워질 것이다"며 "주택임대업을 영위하는 개인사업자에 대한 RTI(임대업이자상환비율) 강화도 해당 구간의 차주에게 영향을 미쳐 은행의 대출 성장에는 일정 부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다주택자들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은행에서는 각 차주별로 주택 수를 조회하고 특약사항을 점검하는 등 여신 사후관리에 어려움이 있지만, 낮은 수준의 LTV(담보인정비율) DSR 도입 등으로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는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큰 폭의 변동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투기는 차단하고 실수요자는 보호한다'는 정부 정책의 본 취지에 맞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관리 및 운용 방향을 지속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고 내세웠다.

jhlee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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