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예상보다 강한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리스크온) 분위기에 달러-원 환율도 1,150원대 하단을 다시 테스트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원 하락세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글로벌 리스크온 분위기와 위안화 강세에 연동해 위험통화도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21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1,160원대 초반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이란 시장의 예상과 달리 1,156원대로 하단을 낮췄다.

이후 장 막판 낙폭을 되돌리며 1,158.10원에 장을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경기회복 기대에 달러 강세가 심화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미국의 주택착공건수가 전월대비 16.9% 증가하며 예상치를 큰 폭으로 상회한 가운데 2006년 12월 이후 13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미 주택경기 호조와 경기 회복 기대로 이어지며 미국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통상 안전통화가 강세를 보이면 위험통화는 약세를 보이지만, 이번 달러 강세는 미국 경기 회복 기대로 인한 리스크온 분위기인 만큼 신흥국 통화에도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강세가 심화했으나 안전자산인 엔화가 약세를 보였다"며 "달러 강세는 미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전반적인 리스크온 분위기가 강하게 유지되면서 주식이 강세를 보이고 달러-원과 달러-위안 환율도 하락 시도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리스크온 분위기에 증시 상승세 지속 여부와 위안화 강세, 설 연휴를 앞둔 수출업체 네고물량 등에 따라 달러-원 레벨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미국 지표 호조에 따른 달러 강세라 위험 통화 움직임에 크게 연동하는 것 같지 않다"며 "달러 강세에 위안화는 더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네고물량도 레벨을 보며 나오는 느낌이라 설 앞두고 있다 해서 물량이 급하게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며 "다만, 분위기가 계속 무거운 흐름으로 가다 보면 스탑성으로 물량이 나오면서 1,150원 하단 돌파를 시도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국내 금융시장은 설 연휴를 앞두고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4분기 및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등 굵직한 지표 발표도 앞두고 있어 방심할 수 없다.

시장은 지난해 2%대 성장률을 달성했을지 여부에 관심을 가졌다.

다만, 성장률 부진을 어느 정도 예상하는 만큼 1.9~2.1% 사이의 숫자라면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딜러는 "물론 지난해 성장률이 2% 아래로 간다면 정책 불신 등 이슈가 생길 수 있지만, 큰 흐름에는 상관이 없을 듯하다"며 "오히려 올해 어떻게 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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