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문에 등장한 향후 모니터링 요인 가운데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삭제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참가자들은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정체 현상을 보이면서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향후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는 국내 경제 펀더멘털이 핵심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2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17일 발표한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글로벌 무역분쟁 ▲주요국 경기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를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한 모니터링 요인으로 꼽았다.

한은이 언급한 '주요국 경기'는 지난 11월 통방문의 '주요국의 경기와 통화정책'에서 통화정책이 빠진 문구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대외 상황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성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보면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크게 변할 가능성은 없다"며 "주요국 통화정책 요인이 중요도 순위에서 밀렸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참가자들은 또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을 우려하기 시작했고, 미국도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해외 영향을 배제하고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16일 공개된 ECB의 12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는 일부 위원이 "현재의 통화정책 수단이 불러올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나친 과대해석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하면 국내 경기 펀더멘털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 핵심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통방문에서 언급한 다른 모니터링 요인들은 글로벌 무역분쟁, 주요국 경기,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순이다.

한은이 가장 먼저 언급한 무역 분쟁은 최근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면서 잠시 휴지기에 들어선 모습이다.

신동수 연구원은 "순위에 대해 한은이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지만 과거 흐름을 보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이 앞으로 나오는 경향이 있다"며 "무역분쟁은 완화됐고, 한은이 경기쪽에 주안점을 두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오는 22일 나올 작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 대한 관심을 환기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국내 요인이 중요하다면 일단 이번주 GDP를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조사한 전문가 설문에서 작년 GDP 증가율 예상치는 1.89%로 한은 전망치 2%에 미달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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