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경쟁력 있는 가격에 좋은 제품 공급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은 중국이 지난주 서명한 1단계 무역합의 이행을 가능하게 하려면 적절한 가격에 적절한 제품을 반드시 공급해야 한다고 중국의 학자들이 주장했다.

중국은 1단계 무역합의를 통해 향후 2년간 미국산 농산물 320억달러어치를 포함해 모두 2천억달러어치의 제품과 서비스를 미국으로부터 추가로 수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2017년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규모가 196억달러어치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중국이 어떻게 약속한 구매량을 채울 수 있을지 의구심은 여전하다.

2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웨이장궈 전 상무부 부부장은 "가장 먼저 우리는 (구매를 늘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두 번째 포인트는 미국이 경쟁력 있는 가격에 좋은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일방적 의무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웨이 전 부부장은 이날 관영 싱크탱크인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가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해 중국 정부는 수입업체에 미국산 제품을 사라고 압박할 수 없다고 덧붙이고 미국 기업들이 주문을 받으려면 경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단계 무역합의문을 보면 중국과 미국은 "제품 구매가 상업적 고려에 기반한 시장 가격에 의해 이뤄질 것임을 인지하고 있다. 특히 농산물 구매의 경우 시장 여건이 어떤 해에 제품을 사야 할 지 구매 시기를 결정짓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의문은 또 "만약 중국이 의무를 이행할 능력이 미국의 어떤 조치나 무대응 혹은 미국에서 발생한 다른 여건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다면 중국은 미국과 협의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중국의 거시경제 총괄부서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NDRC)의 부주임을 지낸 바 있는 장샤오창 현 CCIEE 부회장은 "합의는 단지 일종의 뼈대"라고 말했다.

그는 "임의로 가격을 올리거나 질이 낮은 제품을 중국에 팔아서는 안 된다. 이는 중국 기업이나 소비자들이 분명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면서 "체계는 시장 경제 원칙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 2017년 광우병을 이유로 14년간 유지해온 미국산 소고기 수입 금지를 해제한 바 있다. 미국산 소고기는 그러나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호주나 중남미산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발개위 농촌경제부서의 부주임을 지난바 있는 팡 얀은 "합의에 서명했다고 해서 단순히 당신이 원하는 대로 시장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오랫동안 미국산 돼지고기를 수입해왔으나 잘 팔리지 않고 있는데 이는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웨이 전 부부장은 또 중국이 미국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다른 교역국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으로부터 수입을 늘리겠다고 약속한 것 때문에 단순히 중동과의 에너지 거래를 끊거나 농산물 거래에서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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